IRA에 울고 웃은 1년...배터리 '혼조세' 정유업 세밑 '직격탄'

IRA 파고 따라 업종별 희비 엇갈려...태양광, 탄탄한 수혜 전망

디지털경제입력 :2023/12/20 17:01

올해 국내 산업계는 지난해 발의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파고로 점철된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일한 법안이었음에도 업종별로 희비가 갈렸다. 배터리 업계는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수혜분을 받으며 매출은 확대했지만 해외우려기관(FEOC) 발표로 변동성은 커진 상황이다.

정유업계는 미국 정부가 역내 지속가능 항공유(SAF)에 세액공제를 부여하기로 결정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SAF를 생산할 법적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 수출 전선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반면 태양광 업계는 국내 시장 침체로 실적에선 부진한 면모를 보였지만 IRA에 따른 손실이 없고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기대감에 부푼 모습이다.

 ■IRA에 울고 웃은 'K배터리'...혼조세에 일단은 관망 

지난해 IRA가 본격 발효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는 수혜를 입었다. 현재 미주에 공장을 가동하지 않는 삼성SDI를 제외한 LG에너지솔루션, SK온은 AMPC 이득을 톡톡히 얻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동기 대비 ▲1분기 144.6% ▲2분기 135.5% ▲3분기 40.1% 분기최다 영업익을 기록하면서 IRA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특히 3분기에만 2천155억원의 AMPC를 수혜 받으면서 전기차 수요 둔화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 (사진=SK온)

SK온 역시 AMPC 수혜분을 올해 실적에 본격적으로 적용해 영업손실을 대폭 줄였다. SK온의 지난 3분기 영업손실은 역대 최소 규모인 8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AMPC를 소급 적용함에 따라 흑자전환도 조심스레 예측됐으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 했다. 

SK온은 올해만 총 3천769억원의 혜택을 받았고 LG에너지솔루션은 4천267억원의 세액공제를 받았다. 양사의 총 AMPC 수혜분은 8천36억원에 달한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4분기 AMPC 수혜분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양사의 AMPC 금액은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다만 IRA에 따른 위험성도 상존했다. 미 재무부가 FEOC 세부수칙을 발표한 데 따른 영향이다. 우선 FEOC에서 배터리 부품과 핵심광물을 각각 2024년, 2025년부터 조달 받지 않아야 한다는 조항은 차치해도 합작사(JV) 지분율이 문제로 거론됐다. FEOC 규정에 따라 중국 기업의 지분율이 25%를 초과할 경우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 한다.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생산공장 지도

현재 SK온은 중국의 거린메이와 새만금에서 합작을 추진 중에 있고 LG에너지솔루션

과 LG화학은 화유코발트와 합작을 추진 중에 있다. 

■IRA 직접 수혜 기대 태양광, SAF에 직격탄 정유업계

당초 정유업계는 IRA에 따른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세밑 IRA 세부규정이 또 다시 발표되면서 직격탄을 맞게 됐다.

미 재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IRA상 SAF에 대한 보조금 지급 기준을 공개했다. 미국에서 기존 항공유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50% 이상 줄인 SAF를 판매하거나 사용할 경우 세액공제를 진행키로 했다.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사진=에쓰오일

이번 세액공제는 SAF를 사용한 항공사나 생산한 정유기업이 수혜를 보게되는데 국내 정유 기업의 경우 현재 SAF를 생산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SAF를 생산할 국내 관련 법이 미비한 데다 생산 설비 역시 갖추고 있지 못한 이유다. 특히 현재 미국이 수입하는 항공유의 절반가량이 국내산인 가운데 국내 정유기업들은 SAF 보조금이 본격 시행될 내년부터 타격을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특히 전 세계 주요 시장은 이미 SAF 상용화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글로벌 정유 기업들은 이미 SAF 생산을 시작했다. 실제 프랑스의 토탈(Total), 영국의 에어BP(Air BP), 일본의 이데미츠(Idemitsu) 등이 SAF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미국은 2030년까지 10%, 2050년까지 100% SAF 사용을 목표로 잡고 있다.

반면 태양광 기업은 IRA에 따른 본격 호재가 예상된다는 게 중론이다. 대표적으로 한화솔루션의 경우 석화사업과 신재생에너지 국내 시장 침체로 실적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미주에서 태양광 사업 진척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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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이 건설한 미국 텍사스주 태양광 발전소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3조2천억원을 투자해 잉곳·웨이퍼·셀·모듈에 이르는 태양광 전주기 통합 생산 단지 '솔라허브'를 구축 중에 있다. 또 올해 증설이 마무리 되는 달튼 1, 2공장 등 한화솔루션의 내년 미주 생산 능력은 8.4기가와트(GW)로 올해(1.7GW) 대비 약 5배까지 확대된다.

이미 한화솔루션은 올해 3분기까지 85억원의 AMPC를 받았고 내년 예정대로 생산능력이 확대됐다면 최소 8천억원에 달하는 AMPC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재무부의 IRA 첨단제조 생산기업에 가이던스에 따르면 미국 내 생산된 태양광 모듈의 경우 1kWh(킬로와트시) 당 1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