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겪은 日 도시바, 74년 만에 도쿄 증시서 상장 폐지

디지털 서비스에 집중할 전망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12/20 11:06

일본 전자기업 도시바가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74년 만에 상장 폐지된다.

앞으로 도시바는 새 주인인 일본 사모 펀드 일본산업파트너스(JIP)가 이끄는 투자자 그룹에 의해 비공개로 전환될 예정이다.

사진=도시바

19일(현지 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도시바는 20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돼 비공개로 전환된다. 1949년 도쿄 증시에 상장한 지 74년 만이다.

도시바는 사모펀드 JIP 컨소시엄에 140억 달러 규모로 매각됐다. JIP는 지난 8월부터 공개매수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 22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도시바를 공식적으로 인수한 데 따른 조치다. JIP 컨소시엄은 당시 상장폐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JIP 컨소시엄에는 오닉스, 로옴 등 20개 이상의 일본 기업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도시바는 발전설비, 교통시스템, 엘리베이터, 하드디스크(HDD), 반도체 메모리 등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 소니, 파나소닉과 함께 일본을 대표해 왔다. 하지만 2015년 대규모 분식회계 사태 이후 경영난에 빠졌고, 2016년 원자력 발전 자회사였던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파산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오고 있다. 이후 2021년부터 매각 논의가 시작돼 왔다.

로이터는 "도시바가 새 소유주 아래서 최종적으로 어떤 모습을 취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인수 후에도 직위를 유지하는 시마다 타로 최고경영자(CEO)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디지털 서비스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일부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를 분할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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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통 맥쿼리캐피털 일본 리서치 책임자는 "도시바의 어려움은 궁극적으로 잘못된 전략적 결정과 불운이 결합돼 발생했다"라며 "도시바가 매각을 통해 자산과 인재가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도시바를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 직원은 약 10만6천명으로 도시바가 분할하면 대규모 실직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회사 운영 중 반도체 사업부 등 일부는 국가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