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아이템 규제 눈 앞...P2E 게임·e스포츠 진흥 과제

[ZD리서치-2024 전망⑭ 게임정책] 게임법 전부개정안 국회 통과 불투명

디지털경제입력 :2023/12/28 11:09    수정: 2023/12/28 11:11

올해 어려운 대내외 경제 여건 때문에 많이 힘드셨죠. 포스트 코로나 이후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민하게 했던 2023년 한해도 서서히 저물고 있습니다. 새해 2024년에도 세계 경제가 녹록치 않아 기업들이 투자와 대응 전략 수립에 고민이 많습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전망하고 생각을 정립하기 위해 지디넷코리아가 2024년 ICT 분야 이슈 키워드와 기술·시장 트랜드를 미리 점검해 봤습니다. [편집자주]


올 한해 국내 게임정책을 둘러싼 공방은 '다사다난'이란 말로 요약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사건은 확률형아이템 정보공개를 골자로 하는 게임법 일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부분이다. 법이 통과되자 게임산업 체질개선 기회라는 의견과 위기라는 시각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게임법 전부개정안은 아직도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게임 이용자 보호를 위해 마련된 법인 만큼 큰 기대를 모았지만, 통과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가상자산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여전히 P2E 게임은 논란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고 비위가 적발된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아시안게임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에서는 리그오브레전드와 스트리트파이터5 등 주요 종목에서 금메달 소식이 전해졌다.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시행 앞둔 확률형아이템 법적 규제

게임법 일부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오랜 논란거리였던 확률형아이템 정보공개가 2024년 3월부터 시행된다. 내년 3월 22일부터 게임업체들은 확률형아이템 유형과 획득확률을 담은 구체적인 정보를 게임과 홈페이지, 광고에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개정안에 포함된 확률형아이템 유형은 캡슐형, 강화형, 합성형 등으로 구분된다. 다만 3년간 연평균 매출이 1억 원 이하인 중소기업이 개발 및 퍼블리싱 하는 게임에는 확률형아이템 정보공개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확률형아이템 정보 공개가 2024년부터 시행된다.

제도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돕는 행보도 이어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4년 초에 확률형아이템 정보공개 해설서를 배포하고 게임물관리위원회 산하 확률형아이템 모니터링단을 출범해 확률정보를 표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표시하는 사례 단속에 나선다.

확률형아이템 정보공개 법제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이용자 권익 보호를 위한 밑바탕이 마련됐다며 국내 게임산업 체질개선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게임산업 수익저하와 해외게임사와 역차별 여지가 남았다는 우려도 함께 존재한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확률형아이템 정보공개 대상에서 해외 게임사는 제외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게임업계가 시행 중인 자율규제 실효성 논란이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가 해외게임사 이를 적용할 방법이 없다는 점인데 법적규제 시행 후에도 이런 논란이 이어질 여지를 남긴 것은 아쉽다"라고 말했다.

국회 표류 중인 게임법 전부개정안...이용자 보호는?

지난 2020년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대표발의한 게임법 전부개정안은 여전히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대표발의한 게임법 전부개정안도 같은 단계에 멈춰 있다.

게임법 전부개정안이 표류하면서 법안의 핵심인 산업 진흥과 이용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상헌 의원이 대표발의한 게임법 전부개정안에는 ▲비영리 목적 교육, 학습, 종교 용도의 단순 공개목적 게임의 등급분류를 면제 ▲환전, 불법프로그램 등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의 광고 및 선전 행위 금지 ▲국내에 주소 또는 영업장이 없는 해외사업자의 국내대리인 지정제도 등도 이용자 보호를 위한 안건이 담겼다.

21대 국회가 저물어가며 게임법 전부개정안 통과가 불투명해졌다(제공=이미지투데이)

하태경 의원이 대표발의한 게임법 전부개정안에는 사행성게임물의 사행성 확인 권한을 경찰로 이관하고 웹보드 게임의 사행행위 모사게임을 정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장애인의 게임접근성 지원 등 이용자 보호를 위한 장치가 마련된 것도 특징이다.

게임법 전부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는 불투명해졌다. 게임업계 내에서도 21대 국회가 마무리 될 때가 가까워졌으며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도 법안 심사보다는 총선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법 전부개정안 통과가 불투명해지면서 가장 위협받고 있는 것은 이용자 권익보호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몇년 전 한복이 중국 복장이라는 주장을 하며 동북공정 논란을 일으키더니 별안간 서비스를 중단해 이용자 피해를 일으킨 해외 게임사가 법인명만 바꿔서 다시 국내 진출을 시도하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라며 "법안이 표류하는 사이 다시 게임을 통한 역사왜곡과 이용자 권리 위협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요동치는 가산자산 시장...요원한 웹3 게임 국내 서비스

지난 1월 서울행정법원은 웹3 게임 개발사 스카이피플이 게임물관리위원회를 상대로 낸 등급분류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기각했다. 법원이 블록체인 기반 P2E(웹3) 게임 등급분류를 거부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결정이 문제 없다고 판단한 셈이다.

당시 재판부는 "P2E 게임의 유통이 금지되는 주된 이유는 게임 이용의 결과로 이용자에게 가상자산이 지급되는 경우, 이러한 가상자산이 게임산업법 제28조 제3호에서 금지하는 경품의 제공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게임업계는 이 판결이 주요 판례로 남을 것이며 이로 인해 앞으로도 웹3 게임이 국내에서 서비스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스카이피플의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실제로 당시 게임물관리위원회를 대리해 소송을 담당했던 이철우 변호사도 "향후 이 사건에서의 법리가 여타 P2E 게임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어, 현행 게임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앞으로 국내시장에서 P2E 게임이 유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런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웹3 게임이 국내에 서비스 되기 위해서는 현행 게임법이 개정돼야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22대 총선을 앞둔 21대 국회에서 이런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웹3 게임 국내 서비스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 역시 발의가 안 된 상태다.

게임물관리위원회 체질개선...여전히 짊어진 중책

국내 서비스 되는 게임물을 관리하는 중책을 맡고 있는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올해 큰 홍역을 치렀다. 자체등급분류 게임물 통합 사후관리 시스템 구축사업에서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비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감사원 감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지난 6월 감사결과를 최종 확정하고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총 6건의 감사결과를 처분요구하고 통보 및 고발했다.

당시 감사원은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보조사업의 보조사업의 회계기간 내에 집행한다는 명목으로 통합관리시스템 1․2단계 및 감리용역 모두 과업이 완료되지 않았는데도 합격한 것으로 검수한 후 대금을 모두 지급했으나 사업자가 과업을 마무리하지 않고 철수하여 적어도 6억 원 이상 손해가 발생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게임물관리위원회가 과업 진척률 97%로 보고했던 사후관리 시스템의 과업 진척률은 47%에 불과했다고 전해 충격을 줬다.

게임물관리위원회 비위는 게임업계에 큰 충격을 전했다.

이에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재무계약팀과 민원소통센터를 신설하고 청렴감사팀 인력을 확대해 유사 위법행위에 대한 감시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게임업계의 시선은 내년부터 확률형아이템 정보공개 모니터링에 기존 역할인 게임물 등급분류 등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인지에 쏠려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2024년은 게임물관리위원회에게 무척 중요한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잃어버린 신뢰 회복에 확률형아이템 정보 공개 모니터링이라는 역할까지 더해졌다. 여기에 내년 8월이면 김규철 게임위원장 임기도 마무리된다. 자칫 리더십 공백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인데 어깨는 더 무거운 상황이다"라며 "후임 게임위원장으로 어떤 인물이 자리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할 일이다"라고 평가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쾌거 이룬 e스포츠...2024년 도약할까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첫 대회인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e스포츠 선수단은 큰 성과를 거뒀다. 한국 e스포츠 국가대표 선수단은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트리트파이터5, FC온라인 등 4개 종목에 출전했으며 리그오브레전드와 스트리트파이터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e스포츠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더욱 절실하다는 여론이 형성됐고 정부 역시 이에 발 맞춰 e스포츠 분야 지원에 나선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 파이터 V'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김관우가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e스포츠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2024년 신규 e스포츠 시설을 모집한다. 지난 2020년 도입된 e스포츠 시설 지정사업은 각 지역의 e스포츠 문화 활성화 및 기초 경기 시절 확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정된 e스포츠 시설에서는 ‘이스포츠 동호인 대회’가 정기적으로 개최된다. 이를 통해 생활 e스포츠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고 기초 경기시설 역할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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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시설로 지정된 시설은 향후 2년간 문화체육관광부 인증 e스포츠 시설 현판과 함께 인플루언서 방문 지원, 부가 콘텐츠 촬영 등 시설 홍보를 지원받는다.

또한 한국e스포츠협회로부터 e스포츠 대회 운영 교육, 이스포츠 전문 심판 파견 등도 제공받을 수 있다. 협회 및 시도e스포츠협회는 지역 대회 개최 시에 e스포츠 시설을 대회 장소로 먼저 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