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W(화이트)-OLED TV 패널을 향후 3~5년간 공급받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논의가 현실화되는 경우, 기존 지지부진했던 양사 간 OLED 분야 협력이 안정 기류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대형 W-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장기간 공급받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 그간 회의적이었던 LG디스플레이와의 W-OLED 공급 확대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며 "1년 단위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공급 물량은 3~5년간 총 500만~600만대 수준이다. 물량과 기간을 고려하면 연간 약 100만대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내부적으로 LG디스플레이와 W-OLED 패널에 대한 장기 공급 계약을 맺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물론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계획이 변동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W-OLED는 LG디스플레이가 주력하고 있는 OLED 기술이다. RGB 재료를 수직 적층해 소자가 백색으로 발광하게 만들고, 여기에 컬러필터를 입혀 색을 구현한다.
LG디스플레이는 이 W-OLED 패널을 올해 삼성전자의 83인치 OLED TV에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초도 물량인 만큼 공급량은 수만대 내외에 머무른 것으로 추정되나, 업계는 향후 양사 간 패널 거래량이 증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왔다.
삼성전자의 W-OLED 패널 적용처가 77·65·55인치 등 보다 대중적인 TV 모델로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 내년 W-OLED 패널 공급량 목표를 120만대 가량으로 설정하고, 이를 200만대로 확대할 것을 요청하는 등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반면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 활용에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삼성전자가 이미 삼성디스플레이의 QD(퀀텀닷)-OLED 패널을 수급하고 있는 만큼, W-OLED TV 물량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 전 세계 TV 시장이 올해까지 부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번 논의가 현실화되면, 양사 간 OLED 협력 관계가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삼성전자 VD사업부가 연간 출하하는 TV는 4천만~5천만대 수준이다. 이 중 LCD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LCD 패널은 일부 LG디스플레이에서도 수급하지만, 중국 업체의 비중이 여전히 상당하다.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패널을 공급 받는 QD-OLED TV 출하량은 100만~150만대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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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 거래 확대로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와 함께 OLED TV 시장을 확대하면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며 "장기 공급 계약이 비즈니스만이 아니라 시장 전략 측면에서도 많은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