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사내 직급체계 단순화 추구…업계 의견 '분분'

"수평적 소통 지향" vs "진짜 목적은 인건비 감축"

금융입력 :2023/12/12 14:33

보험업체들이 사내 직급체계 단순화 작업에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수평적인 소통을 지향하기 위한 것이란 의견이 있는가 하면, 진짜 목적은 인건비 감축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 DB손해보험 등 주요 보험업체들이 직급을 단순화하고 있다.

흥국화재는 사원·주임·대리·과장·차장·부장 등 6개 직급체계를 3개 분류로 단순화했다. DB손해보험은 사원과 주임을 책임급으로, 대리 이상은 수석급으로 이원화했다.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은 주임·선임·책임·수석 체계를 사용한다. 이 밖에 삼성생명, 신한라이프 등도 단순화된 직급체계를 사용한다.

(사진=픽사베이)

보험업계에선 직급체계를 단순화하는 것은 수평적 소통을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ESG 실천이 강조되며 보험업계에서도 기업문화 개선의 일환으로 수평적인 소통을 추구하고 있다”며 “직급체계를 필요 이상으로 세분화할 경우, 상급자와 부하직원의 의사소통을 위해 거쳐야 하는 관문이 많이 생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직급체계를 단순하게 바꾼다는 건 그만큼 소통을 위해 거쳐야 하는 관문이 적어진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보험사에서 직급체계를 단순화하는 진짜 목적은 인건비 감축에 있다는 주장도 있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생·손보업계의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47.2% 성장한 11조4천225억원을 기록했지만, 업황이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에 관리비용을 아끼려고 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급이 세분화돼 있다는 건 성과금 등 금전적인 보상과 각종 복지 헤택도 직급에 맞게 분산돼 있다는 의미다"며 “가령 차장급 직원을 대리·과장·차장급으로 통합하고 성과금을 똑같이 지급하면 회사 입장에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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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보험사의 직급체계 단순화와 인건비 감축을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건 회사마다 다를 것이란 주장도 있다.

보험업계 또 다른 관게자는 “회사에 따라 노조의 힘이 강하게 작용하는 곳도 있다”며 “이 때문에 직급을 단순화 하더라도 호봉에 따라 직원 대우를 다르게 적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