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용 쥐를 위한 가상현실(VR) 고글이 개발됐다.
IT매체 기즈모도는 10일(현지시간) 미 노스웨스턴 대학의 연구진들이 ‘iMRRSIV’ 시스템이라는 실험실 쥐 전용 VR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논문은 최근 국제학술지 뉴런(Neuron)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쥐가 기존 VR 시스템보다 훨씬 더 빠르게 iMRSIV 시스템에 적응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VR 기술을 사용해 실험용 쥐를 통제된 조건 안의 시뮬레이션 상태로 실험하는 것은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VR 시스템은 쥐를 컴퓨터나 프로젝션 스크린으로 둘러싼 상태에서 런닝머신을 배치하는 등 실제로 쥐가 VR 환경에 몰입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쥐가 안경을 쓴 모습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오큘러스 리프트 등 기타 VR 헤드셋과 유사하게 작동한다. 고글은 시스템 바닥에 부착되고 쥐의 시야 전체를 덮을 수 있도록 쥐와 가까이 배치한다.
연구진은 고글 상단에 어두운 원반을 확장시켜 부착한 다음 가상의 물체를 투영시켜 실험용 쥐가 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쥐가 이를 본 순간 얼어붙거나 더 빨리 달리는 등 야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응을 보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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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했던 것과 같은 훈련을 거쳤지만, 개발된 고글을 쓴 쥐는 더 빨리 배웠다"며, “첫 번째 세션 이후 쥐들은 이미 과제를 완수할 수 있었다. 어디로 달려야 할지 알았고 보상을 받기에 적합한 곳을 찾았다. 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환경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많은 훈련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해당 연구 수석 저자 다니엘 돔백(Daniel Dombeck)은 밝혔다.
연구진들은 기존 VR 시스템보다 이번에 개발된 고글이 상대적으로 부피가 작고 저렴하며 사용자 친화적이라고 밝히며, 이를 다른 연구실에서도 더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