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를 다쳐 얻은 신체 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실마리가 잡혔다. 손상된 신경세포를 움직임과 관련된 특정 부위와 연결되도록 재생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을 미국 연구진이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 로스앤젤리스대학(UCLA)과 스위스 연방공대(EPFL) 등 국제 연구진의 이같은 연구 결과는 21일(현지시간)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렸다.
이 연구팀은 앞서 척수를 다친 쥐의 척수 신경세포 축삭돌기를 재생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축삭돌기는 신경세포, 즉 뉴런의 끝 부분에 있는 작은 부분으로 다른 신경세포의 수상돌기와 연결돼 신경 간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연구는 2018년 '네이처'에 실렸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이번에 축삭돌기 재생 기술을 적용해 척수를 다친 쥐의 상태를 실제 호전시키는데 성공했다. 척수를 다쳐 거동이 불편한 쥐의 보행 능력을 상당 수준 개선시킨 것이다.
연구팀은 먼저 단일세포 RNA 시퀀싱 기법을 활용해 척수 손상을 입은 쥐에게 걷는 기능을 회복시켜 줄 가능성이 있는 신경세포군을 찾아냈다. 하지만 이러한 신경세포의 축삭돌기를 재생시키는 것만으로는 보행 기능이 회복되지 않았다. 화학물질 신호 전달 등을 통해 축삭돌기가 요추 내 본래 연결되어야 할 곳으로 자라나도록 재생 과정을 조정하자, 쥐의 걷는 능력은 상당 수준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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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결과는 향후 척수 손상 등으로 장애를 입은 사람의 신경 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쥐가 아닌 더 큰 동물에게서 축삭돌기가 더 길게 자라나도록 하는 것은 과제다.
데이빗 게펜 UCLA 의대 교수는 "이 연구는 축삭돌기 재생과 척수 기능 회복에 대한 이해에 중대한 시사점을 준다"라며 "의미있는 수준의 신경 기능 회복을 가능케 하려면 병변 주위에 축삭돌기를 재생시킬뿐 아니라 정확한 부위를 향해 자라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음을 보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