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 SK하이닉스 전 대표이사 사장이 SK온의 새 사령탑을 맡으면서 향후 사업 추진 전략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수율 문제를 비롯해 흑자전환, 기업공개(IPO) 등 산적한 과제를 떠안은 이 신임 사장의 전략에도 과거와 다른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7일 SK이노베이션은 2024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통해 이 전 사장을 SK온 대표이사 사장으로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우선 이 사장의 급선무는 장기간 영업손실에서 헤어나오지 못 하고 있는 SK온의 재무 상황을 개선하는 일이다. SK온은 지난 2021년 6천880억원, 2022년 1조7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5천623억원이다.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반영에도 불구하고 아직 흑자전환은 요원한 상황이다.
SK온은 내년으로 예정됐던 흑자전환 시점을 오는 4분기로 당겨잡은 만큼 올해가 가기 전에 재무 상황을 개선할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다만 전기차 수요 둔화와 더불어 공급망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업계 전체가 타개할 전략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지 않은 점은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또 북미 지역의 생산 공장의 안정적 수율을 기반으로 자금 확보에도 나서야 한다. SK온은 오는 2025년을 IPO 시점으로 잡은 바 있다. 계속되는 영업손실 탓에 SK온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을 통해 자금을 조달받고 있지만 IPO를 진행하기 위해선 SK온 스스로 기업 잠재 성장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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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형 배터리 시장인 LFP(리튬인산철),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 기술 분야에서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부족한 자금 여력 탓에 SK온의 올해 연구개발(R&D) 비용은 2천207억원에 그쳤다. 국내 타사대비 4배에서 3배가량 차이나는 금액이다. 업계가 공격적 확장에서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기술개발 내실 다지기도 최우선 과제가 된 셈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SK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BBC(바이오,배터리,반도체)가 낙점된 만큼 이 사장 임기 내 실적 개선과 IPO 등 뚜렷한 성과를 내야만 하는 상황이다"면서 "전기차 시장이 수요 둔화에 들어갔고 과거와는 다른 전향적인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