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 시위에 "사전 협의해야"

카카오 노동조합 홍은택 대표 명의 공문 공개…"자율성 침해한 과도한 요구"

인터넷입력 :2023/12/06 10:02

카카오 노동조합이 인적 쇄신과 소통 경영을 촉구하며 단체 활동에 나서자, 사측은 “사전 협의 절차를 거쳐달라”고 맞불을 놨다. 노조는 자율성을 침해한 카카오의 과도한 요구라는 입장이다.

6일 카카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노조 활동 중단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홍은택 카카오 대표 명의 공문을 공개했다. 노조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날 노조가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회사를 비판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게재한 점과 최근 진행한 피케팅 시위를 문제 삼았다.

앞서 크루유니언은 4일 비상경영회의가 진행되는 경기 성남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피케팅 시위를 열고, 사내 폭언 논란을 빚은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에 대한 조사와 경영쇄신위원회에 크루 참여 등을 요청했다.

4일 경기 성남 판교아지트에서 카카오 노동조합(크루유니언)이 피케팅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크루유니언은 “카카오에서 온오프라인 형태 시설과 장비, 장소에 대해 사전 협의 없이 이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며 “노조가 오프라인 활동이나 온라인 게시물을 발행할 때는 반드시 회사와 사전협의하라는 내용도 공문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모든 노조 활동에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회사 요구는 과도하며 우리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실제 카카오 단체협약에는 회사 전산망을 통해 전체 직원을 수신인으로 할 경우에만 사전에 협의한다고 명시돼, 이번 경우에 적용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조합 설립 이후 피케팅 시위와 같은 활동에 대해 사측이 공개적으로 금지 요구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서 지회장은 “그간 아지트에서 다양한 형태의 홍보 활동과 시위를 진행했지만, 큰 마찰은 없었다”며 “최근 시위를 진행하자마자, 홍 대표 명의로 발송된 첫 공식 답변이 침묵하라는 내용이라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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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지회장은 또, “대화와 협의 없이 만들어진 ‘셀프 쇄신안’이 의미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크루유니언은 “쇄신을 바라는 직원들의 목소리마저 탄압하는 경영진에 대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며 “직원들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계속 행동하고, 지속해서 대응하겠다”고 했다.

카카오는 “노사 단체협약에 명시된 사전 협의 절차를 지켜달라는 의미로 공문을 보낸 것”이라며 “노조 주장과 같이 침묵하라는 취지는 전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