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대표 김영덕)는 지난 2일 서울대 의과대학과 함께 개최한 프리디데이에서 '슬리피'가 우승했다고 4일 밝혔다.
올해로 5회차를 맞은 프리디데이는 디캠프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공동 주관하는 행사로 의료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자는 목표 아래 재학생(학부 또는 대학원), 연구생, 졸업생 1인 이상 포함한 창업 초기 단계 프로젝트 팀을 발굴하기 위해 진행돼 왔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정은 학장은 인사말에서 "대학의 미션은 교육과 연구지만, 대학 안에 머물지 않고 밖으로 나가야 우리나라의 미래성장 동력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낼 수 있다"면서 사회적 책무를 강조했다. 또 “단기간 수익을 창출하기 힘든 바이오 및 플랫폼 분야의 투자는 급감했지만, 인공지능, 반도체 등 딥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증가했다”며 “이런 추세를 고려한다면 의료 스타트업은 타 학문과의 협업과 융합을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프리디데이에는 총 5개 팀이 최종 무대에 올랐다.
서울대학교 의학연구원장상을 차지한 슬리피는 뇌파동조화와 신경 조절을 활성화하는 기술로 수면 유도를 촉진하는 디지털 이어폰을 개발하고 있다. 물리적 성질이 거의 같지만 주파수가 조금 다른 음향을 양쪽 귀에 각각 흘려주면 그 주파수 차이만큼 새로운 자극이 생기고, 뇌파동조화가 진행된다. 바로 이 뇌파동조화가 사람을 졸리게 한다는 게 서대표의 설명이다. 실제 이 양이성 음향을 수술실에서 사용하면 전신마취 유도에 필요한 마취제 용량도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해당 기술이 적용된 이어폰은 스마트폰이나 애플리케이션을 쓰지 않아도 사용 가능하다. 내년 초에 의료기기가 아닌 전자제품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디캠프상을 받은 윈드포스(대표 임창진)는 차세대 전기소작기, 전기소작기용 액체 및 기체 흡인기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의료 종사자는 일반인보다 평균 수명도 짧지만, 암으로 인한 사망율이 48.2%에 달해 일반인(28%)보다 높다. 의사가 사용하는 전기 소작기는 출혈을 최소화하고 정밀한 시술을 가능하게 하지만, 사용하는 동안 발암 물질성 연기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수술실과 같은 밀폐된 공간에선 의료진의 건강에 위협이 된다.
임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대 전주기의료기기 센터와 같이 협업해 수술 중에 발생하는 액체, 기체를 동시에 흡인할 수 있는 전기 소작기를 개발했다. 탈부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타 외국 제품과 호환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흡입하는 연기를 후각 바이오 센싱을 통해 분석하고 수술 부위에 잔여 암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연구를 글로벌 기업과 추진 중에 있다.
서울대학교 기술지주상을 받은 펠빅바이오(대표 이상철)는 전문가가 만들어 신뢰할 수 있는 항문 질환 통합 솔루션 ‘대장장이’를 개발했다. 해당 플랫폼은 항문질환 환자에게 필요한 제품을 판매하고 건강 지식과 전문 병원 정보를 제공해 준다. 지역 내 의료진 찾기 서비스와 커뮤니티도 이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병원 상위 노출 수수료, ▲어플 구독료 ▲바이오 피드백 재활 치료 비용, ▲플랫폼 마켓 내 결제 수수료 등 4가지 수익 루트를 만들어 이윤을 창출할 계획이다.
스타씨씨랩(대표 조영재)은 3차원 세포배양법인 오가노이드(인공 장기) 및 미세생리 모사시스템을 활용한 비임상 CRO(임상 시험 수탁 기관) 서비스 및 흡입형 치료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스타씨씨랩은 폐장 조직 유래 세포로 실제 폐장에 가까운 세포 외 기질 환경을 구성해 환자의 호흡운동과 유사한 환경을 재현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 환경 독성 테스트, 가습기 살균제, 폐독성을 이용한 환경 독성 테스트를 마쳤고, 앞으로 호흡기 감염병, 폐섬유화증, 폐암과 같은 호흡기 질병 상태를 모델링하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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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뉴트리온(대표 김주영)은 식이대체제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꾸준한 마인드셋 코칭을 제공해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을 관리하는 디지털 치료기기 ‘닥터코치’를 개발했다. 김 대표는 비만환자 106명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을 1년간 진행해 식이대체제와 코칭 프로그램을 받은 그룹이 8.2%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준 반면 그렇지 않은 대조군은 5.5%에 불과하다는 임상결과를 소개했다.
이번 프리디데이에 출전한 모든 팀에게는 디캠프 최장 1년 입주 검토와 최대 3억원 투자 검토의 혜택이 주어진다. 서울대 의과대학 정호경, 최승홍 교수, 서울대기술지주회사 목승환 대표, LSK인베스트먼트 김명기대표, 디캠프 이창윤 팀장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