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각계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모여 뜨거운 경연을 펼치고, 활발히 소통하고, 통통 튀는 아이디어를 나눴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는 지난 29일 마포 프론트원에서 스타트업 페스티벌 ‘2023 디캠프 올스타전’을 개최했다고 29일 밝혔다. 디캠프는 지난해 시중 은행, 벤처투자사와 공동으로 초기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속 성장을 지원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디캠프 올스타전을 개최, 올해로 2회차를 진행했다.
디캠프 핵심 사업을 총망라하는 올스타전에서 가장 주목받는 프로그램은 단연 ‘디데이’다. 2013년 6월에 시작해 114회차를 맞은 디데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전통의 데모데이다. 지금까지 9천239개 기업이 디데이 문을 두드렸고, 15:1의 경쟁을 뚫고 621개 기업이 데뷔 무대를 가졌다.
이번 디데이에는 10개 기업 선발에 267개 기업이 몰리면서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1부에는 시드 투자 혹은 프리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희망하는 초기 스타트업 5곳, 2부에는 희망 포스트 밸류 200억 원 이하의 스타트업 5곳이 나뉘어 본선 무대에 올랐다.
디데이 공동 주관사로 5개 은행권 금융 기관(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DGB금융그룹), 2개 은행권 투자사(KB인베스트먼트, 하나벤처스), 한국성장금융, 7개 벤처투자사(캡스톤파트너스, 뮤렉스파트너스, 프라이머, 스트롱벤처스, 에이스톤벤처스,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크릿벤처스)가 참여했다.
포스코어, 금융위원장상 차지하면서 통합 우승
금융위원장상은 포스코어(대표 김형진)에게 돌아갔다. 포스코어는 철강 스크랩을 재활용해 친환경 자동차 및 전장, 전기기기 부품을 위한 자성분말 소재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안정적인 스크랩 공급망을 확보해 고순도 원료 및 합금을 저원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장점이다. 또 자동화된 제조 공정 기술을 통해 고객 요구에 맞춰 정확한 품질로, 필요한 양만큼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1부 디캠프상은 메디노드, 올스타상은 래티스에게 돌아갔다.
메디노드(대표 황선일)는 병원, 약국, 일반까지 모든 곳에서 사용 가능한 인공지능 기반 통합 약제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의약품 재고관리를 도와준다. 올해 출시한 알약 분류 로봇을 시작으로, 알약 식별기, 약품 검수기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래티스(대표 강상원)는 올인원 계약관리 솔루션 프릭스를 운영한다. 프릭스는 전자계약, 견적서·거래명세서 등의 영업문서 생성관리,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대시보드 등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계약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지난 6월 베타 서비스를 출시하여 10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2부 혁신금융상은 그레이박스, 미래금융상은 오케이쎄가 차지했다.
그레이박스(대표 이민용)는 기업이 고객에게 다양한 채널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객 관계 관리(CRM) 마케팅 솔루션 '노티플라이'를 개발했다. 고객의 행동과 반응을 분석해 개인화된 마케팅 메시지를 보낼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오케이쎄(대표 김우석)는 베트남에서 중고 오토바이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매월 66만대의 중고 오토바이 거래되는데 그 중에 10만대가 오케이쎄를 거쳐간다. 시장 점유율이 15%다. 2020년부터 오토바이 구매 때 스마트폰으로 앱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외에 자동차 사고 수리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페어(대표 김기환), 비파괴 검사가 가능한 센서 시스템으로 신약 개발 과정에 필수적인 생체모델 품질을 정교하게 관리하는 솔루션, ‘스캘롭’을 개발한 프로바랩스(대표 하승재), 마이크로 지식 정보를 자동추천 태그와 매칭해 아카이빙 및 재활용이 가능한 서비스 ‘태깅박스’의 텍스트웨이(대표 유승민), 물류 모빌리티 전문 리파워 기업 제이엠웨이브(대표 박정민), 클라우드를 효율적으로 운영 및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스쿠버(Skuber)'의 원더무브(대표 김태원)가 자리를 빛냈다.
투자 혹한기는 내실 다지는 기회로 삼아야
디캠프 올스타전에는 디데이를 포함해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하는 디캠프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선을 보였다. 초기 스타트업 투자 및 성장 전략을 주제로 열린 오피스아워에는 CJ인베스트먼트 김도한 대표가 연사로 함께했다. 김 대표는 고금리 투자 혹한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내년에는 금리가 떨어지고, 투자 심리가 완화될 것 같다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이 시점에는 무엇보다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케팅을 할 때는 타깃을 뾰족하게 설정하고 빠르게 시장 진입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투자사들은 문제점에 대처하는 대표의 태도에 높은 점수를 준다면서, 기업의 리스크를 인지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논리적인 주장 전개가 투자 유치에 유리하다고 첨언했다.
해외 시장 진출은 느리지만 정석대로 하는 정공법 택해야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선배 창업가의 현지 진출 노하우도 공유했다.
일본의 대표 K뷰티 전문 편집숍 ‘코스무라’를 운영하는 L&K의 권용수 회장은 일본 시장에 대해 "일본은 안정적인 시장이기 때문에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보다는 지속적이고 투명한 사업 운영을 통해 실적을 쌓고 이를 기반으로 기술 보증과 은행 대출 등 레버리지를 활용할 것"을 권했다. 또 복잡한 절차를 감수하고 정식 통관을 거친 정식 수입 제품을 판매했기 때문에 유명 쇼핑몰에 입점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포브스 선정 싱가포르 1위 디지털 자산운용 플랫폼 인다우어스의 이주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많은 한국 스타트업이 싱가포르 시장에 관심을 갖지만 싱가포르 시장에 정말 진심인 팀은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싱가포르 시장에 진심이라면 현지 채용을 진행하는 것도 현지 투자사에 어필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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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투자사가 스스로를 어필하고 가장 매력적인 투자자를 청중이 직접 선정하는 ‘투자사 배틀’에선 총 8개 벤처투자사가 참여한 가운데 더벤처스(대표 김철우)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내년 15억원 규모의 디캠프 출자 우선 검토 및 1월 디데이 공동 주관사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생태계 관계자들이 하루 동안 한데 모여 함께 일하며 네트워킹하는 ‘워크넥트’도 진행됐다. 스타 플레이어 모두가 함께하는 네트워킹 파티, ‘올스타의 밤’을 끝으로 올스타전은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