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예측하는 美 연준 금리 인하 시기와 폭은?

"이르면 내년 2분기 최대 1.50%p 까지 내릴 듯"

금융입력 :2023/12/01 10:44    수정: 2023/12/01 11:05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올해 마지막 남은 12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내년에는 통화 정책을 전환(피봇)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과연 금리를 인하할지, 한다면 언제쯤 얼만큼 할지에 전문가들의 예측을 들어봤다.

연준 피봇 조건, 추세 이하 성장·노동시장 불균형 해소 

지난 30일 국제금융센터에서 연 '2024년 세계경제·국제금융시장 전망 및 주요 이슈' 세미나에서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글로벌경제부장은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반복적으로 내놓는 메시지는 추세 이하의 성장과 노동시장의 불균형 해소"라며 "이 두 가지 조건이 뚜렷하게 충족되면 연준이 목표 물가 수준(2%)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통화정책 전환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그는 "장기 금리가 상승하면서 소비와 투자 제약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고 재정의 경기 부양 효과가 줄고 있다"며 "특히 기업 투자 부문은 미국 성장하는데 많은 기여를 했는데 저금리 차입금의 만기 도래하면서 추가적인 긴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추세 성장률을 1.5~1.9%로 보고있다"고 설명했다.

윤 부장은 "물가는 소비와 투자가 약화된다면 노동 수요도 줄어 임금상승률이 물가 목표 부합 수준인 3.5%에 점진적으로 근접할 것"이라며 "근원 인플레이션이 2% 중반까지 하락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돼 파월 의장이 제시한 두 가지 조건 추세 이하의 성장, 노동시장 불균형 개선 조건이 만족돼 피봇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연준 금리 인하, 언제 그리고 얼만큼 단행될까

12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한다고 가정했을 때 연준은 내년 한 차례, 시장은 세 차례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연준이 운용하는 정책금리는 5.25~5.50%지만, 점도표에 따르면 2024년말 5.25%, 2025년말 4.0%다. 시장의 기대는 다르다. 주요 10개 투자은행(IB)는 2024년말 4.75%, 2025년 3.5%로 바라보고 있다. 윤인구 부장은 "내년에는 올해에 비해 경기 둔화되고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완화) 연준과 시장 전망은 일치하고 있지만 경기 둔화와 디스인플레이션 정도 차이에 대해 차이가 있다"고 언급했다. 

윤 부장은 "과거 30년 간 금리 인상 사이클을 살펴보면 정책금리 고점 유지 기간은 평균 9개월"이라며 "지난 7월을 고점으로 본다면 9개월이면 내년 4월인데 이때는 FOMC가 없어 5~6월로 추정해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경험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억제 기대가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피봇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3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4년세계경제·국제금융시장전망 및 주요 이슈 설명회'에 참석한 (사진 왼쪽부터) 장재철 KB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오석태 한국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 박종훈 SC제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박석길 JP모건 서울지점 이코노미스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오석태 한국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미국 경기 불황으로 상당히 좀 큰 폭의 금리 인하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미국 금리 인하는 내년 2~4분기 시작해 거의 분기별 0.50%p(50bp) 단행, 즉 내년에만 1.5%p(150bp)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석길 JP모건 서울지점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기 불황에 대한 확률을 내년 상반기까지 25% 정도로 보고 내년 하반기까지는 45, 2025년까지는 60%정도로 본다"며 "연착륙의 확률은 40% 수준"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박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7월 금리 인하를 시작한다고 예상하며 1.0%p(100bp) 수준이며 그 후년에도 계속 인하가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은행도 내년 하반기 분기별로 0.25%p씩 0.50%p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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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SC제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만 내년 경기 불황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SC제일은행에서는 '골디락스(Goldilocks)' 스토리를 보고 있다"며 "미국이 내년 연착륙하면서 경기가 안좋더라도 한 5~6% 가량 성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큰 경기 둔화 없이 물가 안정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종훈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미국 금리 인하는 내년 하반기 정도에 0.25%p, 3분기에, 4분기에서 0.50%p 인하할 것으로 본다"며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빠르 속도로 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0.50~1.0%p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