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엔 고객사들이 네트워크 효용성을 중시해 벤더 간 입찰 경쟁을 시키기도 했다. 지금은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안정성'을 권장한다. 각 기업들이 AI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각종 네트워크 장비들에 대해선 어떻게 더 안정화할지를 말한다. 생산성,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안정성이다."
채기병 한국주니퍼네트웍스 지사장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사업 전략과 계획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생성AI '챗GPT'가 큰 관심을 받게 된 이후 기업 다수가 AI 기반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다. 네트워크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신속한 오류 해결과 네트워크 품질 개선책 도출 등에 AI를 활용한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기술 고도화가 진행된 반면, 지난 17일 정부 행정전산망의 네트워크 장비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전국민이 사흘 가량 공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채 지사장은 이런 점들을 언급하면서 네트워크에서 안정성이 최우선 순위로 떠올랐다고 주장했다. AI를 활용해 네트워크가 불안정할 경우 원인들을 파악해 안정성을 높이고,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최대한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하는 기술들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니퍼네트웍스의 경우 AI 기반 클라우드 매니지드 무선 네트워크 업체인 미스트시스템즈를 지난 2019년 인수한 뒤 AI 기반 네트워킹 관리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안정성 강화에 기여하는 기술들이다.
무선리소스관리(RRM) 측면에선 네트워크 환경을 학습한 AI가 더 최적화된 방식으로 설정을 변경하고, 사용자 경험을 모니터링하고, 학습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강화학습 모델로 네트워크 성능을 개선하는 사례다. 주니퍼네트웍스 아태 AI기반 엔터프라이즈 부문 테크놀로지 리드인 예두 시다링아파는 "모 대학에서 AI 기반 RRM을 도입해 네트워크에 대한 불만이 99% 줄였다"고 설명했다.
광역네트워크(WAN) 장비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분석해 문제를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데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이용자가 네트워크 경험에 불만을 제기하기 전에 AI가 엔지니어에게 문제 상황을 알려줄 수 있게 했다.
기기 위치 추적 솔루션에도 AI를 활용했다. 시다링아파 리드는 "어려운 점은 기기가 다양하고, 특징들도 다르다는 것"이라며 "방대한 데이터를 입력하면 패턴을 파악하고 그룹을 짓는 비지도학습 모델을 통해 기기별로 알맞은 알고리즘을 적용해 기기 위치추적 모바일 앱을 개발했다"고 했다.
생성 AI를 활용한 대화형 비서 '마비스'도 소개했다. 네트워크 관리자가 원하는 문서를 검색하면, AI 비서가 문서를 찾아내 필요한 내용을 도출해주는 식으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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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런 AI 기반 네트워킹 관리가 공공 전반에 적용돼 행정전산망 오류 같은 사례를 예방하기엔 제약이 있다. 주니퍼네트웍스의 AI 기반 네트워크 관리 솔루션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동돼 클라우드 도입이 불가한 영역에선 사용하기 어렵다.
채 지사장은 "그 동안 주력 인더스트리였던 대규모 엔터프라이즈 외 중대기업, 소규모 기업까지도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 한다"며 "특히 하이테크 국내 대기업 고객들이 저희 AI 모델에 관심을 갖고 개념검증(PoC)을 진행 중이며 금융 쪽에서도 대형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