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이어 카드사에도 금융감독당국의 '상생금융'의 반강제적 동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금융감독당국은 카드사 리볼빙을 들어다보며 카드사가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챙기는지를살펴보는 중이다. 사실상 카드사가 받는 고금리 상품에 대한 인하 요구가 시작된게 아니냐는게 업계의 시선이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12월 중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고 상생금융 방안을 논의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상생금융 방안 마련과 관련해 내달 중 금융당국 관계자와 CEO 간담회가 예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안에 대해 금융당국 지시를 받은 건 없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방안 조건으로 대출 이자 인하,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이 예상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의 경우 이미 대부분 카드사가 적자 상황인데 더 내리라고 압박하는 건 무리”라며 “금융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 이자를 더 내리라고 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신금융협회 공시를 보면, 10월 기준 신용점수 900점 이상의 카드대출∙결제성 리볼빙 수수료율은 14.28%를 기록했다. 이어 ▲801~900점 15.66% ▲701~800점 17.26% ▲601~700점 18.70% ▲ 501~600점 19.38% 등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재 카드업계는 여전채 조달금리가 지속적으로 치속고 있고 건전성 이슈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에 직면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나나 24일 기준 여전채 신용등급 AA+ 등급 3년물 금리는 4.441%를 기록했다. 해당 채권은 올해 1월 5.536%를 기록 후 3월 말 3.9%대로 내려왔으나 다시 반등해 4%대를 유지하고 있다.
여전채는 카드사,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이다. 여전사는 은행과 달리 예금을 받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채권 발행을 통해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상생금융을 이유로 카드사 대출 문턱을 낮출 경우 건전성 이슈가 지금보다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10월을 기준으로 KB국민·신한·우리·하나·삼성·현대·롯데·BC카드 등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지난해 동월 대비 5.86%(4천198억원) 늘어난 7조5천832억원을 기록했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이용 금액의 일정 비율만 갚으면 나머지 금액은 다음 결제 대상으로 연장하는 서비스로 이 잔액이 늘어났다는 건 그만큼 빚을 갚지 못한 이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정책 취지는 고금리 장기화로 이익을 많이 낸 은행업계가 핵심 대상”이라며 “카드업은 올해 실적이 많이 떨어져 강력하게 압박을 받는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