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가자지구에서 스페이스X 위성통신 시스템인 '스타링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와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슐로모 카르히 이스라엘 통신부 장관은 엑스 계정에 올린 게시글을 통해 "머스크와 가자지구 일대에서 스타링크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스타링크 시스템은 이스라엘 통신부의 승인이 있어야만 가자지구 내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달 일론 머스크는 가자지구에 스타링크 시스템을 무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가 악용할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한 바 있다.
일론 머스크는 27일 하마스의 공격을 받았던 이스라엘 남부의 한 키부츠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방문해 하마스의 공격 현장을 둘러본 후 이를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대항해 전쟁을 벌이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머스크는 이에 동의하면서 "유대인을 살해하는데 혈안이 된 사람들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가자지구에서 민간인들의 희생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이스라엘에 도착한 후 엑스를 통해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며, “진부할 수 있지만 나는 세계 평화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최근 반유대주의 음모론을 주장하는 게시글에 동의했다가 논란을 빚었다. 그는 지난 15일 한 엑스 사용자가 유대인들이 백인에 대한 증오를 부추긴다고 주장하자, 이에 대해 "진실을 말했다"는 답글을 달아 파문이 일었다.
이후 애플, 디즈니, IBM 등 많은 기업들이 엑스에서 광고를 중단했고, 이에 따른 손실은 최대 7천500만 달러(약 9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의 이스라엘 방문은 이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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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머스크가 반유대주의 발언을 지지한 후 국제적인 반발에 직면했지만, 이날은 네타냐후 총리를 포함한 이스라엘 관계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고 보도하며, 이는 머스크가 스타링크를 포함한 중요한 기술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위성통신 시스템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서비스를 개통하면서 주목 받았다. 스타링크는 전기 및 통신선이 파괴된 지역에서도 위성전화, 위성항법시스템(GPS) 등을 사용할 수 있어 군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