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기업 조직에서 전산망 관련 오류가 속출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관리해야 할 IT인프라의 종류와 운영규모의 증가로 복잡성이 커지고, 유지관리비용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버, 네트워크, 저장장치 등 수많은 하드웨어와 이 위에서 구동하는 소프트웨어(SW)를 수동으로 관리한다면 오류 발생은 필연적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데이터센터 운영환경을 사람의 간섭 없이 자동으로 수행하는 소프트정의데이터센터(SDDC)를 오픈소스 기반으로 도입하고 있다.
27일 한국도로공사에서 만난 안순욱 디지털고속도로추진단 실장은 데이터센터의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조직 내 IT역량을 확보하고, 급변하는 환경에 빠르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도로공사에서 구축 중인 차세대 데이터센터는 단순 인프라 관리운영 시스템을 벗어나 클라우드 환경에 클라우드 네이티브 정보시스템을 목표로 한다.
“시스템 운영 환경을 변화시키고 미래 인프라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SDDC 기술 도입해 데이터센터의 중앙통제 SW가 운영에 필요한 자원을 동적으로 할당하고 자동화하는 체계로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한국도로공사에서 이번에 추진 중인 SDDC 도입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의 도움을 받아 직접 구축하는 것이 특징이다. SDDC 관련 SW는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하며 하드웨어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x86서버를 활용했다.
“우리 조직 내에서 자체적으로 디지털전환을 실시한 이유는 기술도입을 최적화해 HW 및 SW 비용을 절감할 뿐 아니라 자체 기술 내재화로 외부 기술 의존을 최소화하려는 것입니다. 시스템 개발과 유지보수를 외부업체에 계속 외주에 의존할 경우 내부에서 기술 변화를 파악하지 못해 기술 지원이 뒤처지고, 최근 발생하는 장애 등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정부 조직을 비롯해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하는 과정에서 보고 배울 수 있는 모범이 될 수 있도록 공공기관에도 이렇게 기술을 선도하는 곳이 있다는 상징성을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기술적 모범이 되기 위해 한국도로공사는 SDDC 기술 도입을 시작으로 빅데이터 프레임워크, 기계학습(ML) 및 데이터 분석 플랫폼 등도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기술 도입 발전을 위해 공개SW(오픈소스)를 적극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오픈소스 도입은 디지털플랫폼 정부(DPG) 구축 정책기조에 이바지하고, 오픈소스를 활용한 기술 내재화, 외부 의존도와 종속성을 줄이고, 시스템의 품질을 높이려는 목적입니다. 특히, 오픈소스는 최근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5G/6G, 모바일폰 등의 기반기술로 사용되고 있고 산업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도입해야 하는 기술입니다.”
“차세대 데이터센터 구축 과정에서도 오픈소스는 거버넌스 관리체계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오픈소스, WEB/WAS, 데이터관리시스템(DBMS) 등 기반 상용SW를 오픈소스로 전환하며 확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올해 상반기에는 SDDC 플랫폼 오픈스택을 업무시스템에 적용했으며, 하반기 들어서는 시스템 자동화 및 배포 관리를 위한 쿠버네티스 환경과 자동화 관리의 핵심기술인 엔서블 엔진 기반의 IT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오픈소스 등 디지털 전환을 시작한 지 2년도 안 지났지만, 한국도로공사 내부에 많은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픈소스 도입 및 시스템 운영관리 효율화로 5.1억 원의 비용을 절감했으며, 향후 5년간 도입비 약 47억 원, 유지관리비도 매년 9.7억을 줄일 수 있을 전망입니다.”
NIPA,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통합지원센터(OPEN UP)과 협업해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도입 및 공개SW 기반 공개소프트웨어 거버넌스 체계 구축 컨설팅 지원을 통해 오픈소스 기반의 차세대 데이터센터 운영환경 기본 로드맵을 수립하였고, 기반환경을 점진적으로 변경 중에 있다. 대국민 서비스 등 민감한 업무도 전환 목록에 포함됐다.
“정부 디지털플랫폼 정부위원회에서도 성공 핵심기술로 개방형 플랫폼 및 오픈소스 기술 확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 정부 예산안 작성지침에서도 상용SW 구입시 유사기능의 오픈소스 도입병행 검토 등 도입을 권고하고 있죠.”
한국도로공사는 내부 디지털 전환에서 그치지 않고 전환 경험을 기반으로 다른 조직을 도와 디지털플랫폼 정부 도입을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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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PA, 오픈업 등과 함께 작업하면서 우리가 기존방식에 머물러 있었고, 디지털 전환을 위한 인식이 부족하였으며, 사용율도 낮다는 것을 인식했습니다. 우리보다 빠르게 도입한 곳도 있지만 다수의 공공기관은 아직 새로운 기술 도입해 보수적인 만큼 안심하고 시작할 수 있도록 우리의 성과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공공기관의 기술 담당자들이 정보시스템 구축시 관련 기술을 아웃소싱에만 의존하게 될 경우 디지털 기술의 선별 능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최근 정부의 공공 행정망에서 많은 오류가 발생해 국민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는데요. 각 조직에서 이를 근절할 수준의 기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오픈소스 등 최신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관련 내부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