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립공원과 개인정보 보호

전문가 칼럼입력 :2023/11/21 14:14    수정: 2023/11/21 14:15

김도헌 국립공원공단 경영기획이사

지금 회의 중이다. 휴대폰에서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진동이 울린다. 어떤 긴급한 내용일까 궁금해 확인해 보니 광고성 문자였다. 내가 언제 광고성 문자 수신에 동의했지? 누구나 이런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단순히 스팸문자나 홍보전화 때문에 귀찮아지는 수준은 그나마 다행이다. 최근 개인정보 침해가 지능화하면서 각종 범죄에 이용되고 있다. 개인정보란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다. 성명·주민등록번호·영상 등을 통해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나 해당 정보만으로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결합해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정보를 말한다.

개인정보는 한번 유출되면 개인은 정신적 피해뿐만 아니라 보이스피싱·금융범죄에 의한 금전적 손해를 볼 수 있다. 기업은 이미지 실추, 피해자에 대한 집단적 손해배상 등 경제적 손실, 나아가 신뢰성 하락으로까지 이어진다.

김도헌 국립공원공단 경영기획이사

최근 들어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 발전으로 디지털 결제·디지털 신분증·전자문서 서비스가 보편화함에 따라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례를 검색해보면 올해만 해도 누구나 들으면 알 수 있는 기업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다는 걸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발행한 2022 개인정보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정보 침해 신고 건수가 2019년 15만9천225건, 2020년 17만7천457건, 2021년 21만767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 중요성은 계속 높아지고 국민적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럼 국립공원에서도 개인정보 보호 활동이 필요할까? 국립공원이라 함은 자연공원법 제2조(정의)에 따라 우리나라의 자연생태계나 자연 및 문화경관을 대표할 만한 곳으로서 환경부 장관이 지정한 지역을 말한다. 국립공원에서의 ‘개인정보’ 좀 어색하다.

국립공원을 이용하는 탐방객이 2022년 기준으로 3천879만4천명이나 되고, 2023년 7월 기준 국립공원 홈페이지에 가입된 회원정보 193만6천813건, 야영장이나 대피소 등 공원시설 예약시스템에 47만5천126건의 회원정보가 있고 이외에도 국립공원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를 관리하는 자원봉사시스템은 21만8천505건의 회원정보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탐방로 곳곳에 탐방객 안전과 산불을 목적으로 설치된 영상정보처리기기 3천31대가 촬영하는 것도 개인정보다.

국립공원을 보전하고 생태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공단이 취급하는 개인정보의 양을 생각하면 국립공원에서도 개인정보 보호 활동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국립공원공단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정보융합실장을 개인정보 보호책임자로 지정하고 개인정보 보호담당자, 개인정보 보호 분야별 책임자를 포함한 개인정보 보호 조직을 구성·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정보처리방침 정비, 개인정보파일을 개인정보보호 종합지원시스템에 등록·관리, 개인정보 보호 교육계획 수립 및 시행, 개인정보 라이프 사이클(수집→보유→이용·제공→파기)별 보호조치를 통해 국립공원을 이용하는 정보주체 권리를 보장하고 안전한 개인정보 처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월 셋째 주 수요일에는 ‘사이버보안 진단의 날’로 지정해 ‘내PC지키미’ 프로그램을 통한 취약점 진단과 개선, 개인정보보호 솔루션을 이용한 개인정보의 암호화 및 불필요한 개인정보 파기, 개인정보처리시스템 접속내역 기록 등으로 관리 소홀이나 각종 부주의로 인한 개인정보의 유출 방지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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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공단은 개인정보 보호 실천의지 확산과 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는 기관 차원의 노력은 물론 직원들의 개인정보 노출에 대해 인식을 개선하는 것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원 개개인의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인식 제고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보호 활동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 관련 표어 및 사진 공모전 실시, 내부 인트라넷을 활용한 10대 개인정보 보호수칙 카드뉴스 홍보, 개인정보 관련 퀴즈 및 보호활동 우수자 포상 등을 추진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다. 국립공원공단은 우리나라 자연생태계나 자연·문화경관을 대표할 만한 지역을 관리하는 선도기관인 것처럼 국립공원의 생태서비스를 받는 국민 개인정보도 철저하게 보호할 것이다. 야생동식물의 안정적인 서식지 제공을 위해 자연생태계를 보호하고, 국립공원을 찾는 국민의 소중한 개인정보를 보호함으로써 자연과 국민 모두에게 편안함과 신뢰를 줄 수 있는 국립공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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