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자궁이식이 성공하면서 MRKH 환자 등 자궁 요인으로 불임인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싹이 텄다.
삼성서울병원 다학제 자궁이식팀은 지난 1월 ‘MRKH(Mayer-Rokitansky-Küster-Hauser)’ 증후군을 가진 35세 여성 환자에게 뇌사자의 자궁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환자는 현재까지 거부반응 없이 안정적으로 이식 상태를 유지 중이다. 규칙적인 월경 주기를 보이며 이식된 자궁은 정상 기능을 보이고 있다. 현재 환자와 자궁이식팀은 임신을 준비 중이다.
참고로 MRKH 증후군은 선천적으로 자궁과 질이 없거나 발달하지 않는 질환이다. 여성 5천 명당 1명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청소년기 생리가 시작하지 않아 찾은 병원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난소 기능은 정상적이어서 호르몬 등의 영향이 없고, 배란도 가능해 이론적으로 자궁을 이식받으면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
삼성서울병원 자궁이식팀으로부터 국내 첫 자궁이식에 대해 들어봤다.
해외선 20년째 수술 진행...성공률도 높아져
Q. 자궁 이식은 왜 필요한가.
A. 자궁 이식은 MRKH 환자 등 자궁 요인에 의한 불임으로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환자들이 임신과 출산을 통해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환자들이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대리모를 통한 출산은 법적으로 불완전하다.
대리모계약을 규율하는 입법이 없을 뿐만 아니라, 판례는 ‘대리모’가 법률상 모(母)라는 전제하에서 부부의 정자와 난자로 만든 수정체를 다른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킨 후 출산케 하는 이른바 ‘자궁(출산)대리모’ 계약을 무효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의학적으로 못하는 것과 할 수 있는 데 안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자궁이식은 해외에서 20년 전부터 꾸준히 시도되어 왔고, 최근에는 성공 사례가 늘고 있다. 환자들이 선택권을 가질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Q. 남의 자궁을 이식해 아이를 낳으면 아기의 부모는 누구인가.
A. 생명은 정자와 난자의 결합으로 잉태된다. 일반적으로 자궁이식 대상 환자의 경우 난소가 제 기능을 하는 만큼 환자의 난자와 배우자의 정자로 수정한 배아를 이식한 자궁에서 키워 출산한다.
이번에 국내 최초로 자궁이식에 성공한 환자 역시 정상 난소를 가지고 있고, 무자궁 상태였다. 향후 임신 후 출산까지 마치면 유전적으로 두말할 것 없이 환자와 환자 배우자가 부모가 된다. 이식한 자궁은 태아가 잠시 빌려 쓰는 공간이라고 보면 된다.
Q. 법적 문제는 없는지.
A. 간이나 신장, 심장, 폐와 같은 기존 이식 분야에서 다른 장기로 분야를 넓혀가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하되 사회적 논의를 거쳐 꼭 해결해야 할 일이다. 이번 자궁이식은 법적 자문과 보건복지부 검토에 따라 일차적으로 ‘임상연구’로 진행했다.
Q. 국내 대상 환자는 얼마나 되나
A. 국내 MRKH 환자는 정확히 집계된 바 없다. 통상 여성 5,000명 당 1명꼴이라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기록상 최근 10년간 우리 병원에서 약 30명, 우리나라 전체에서 90명 정도이다. 자궁 질환 등으로 젊은 여성이 자궁을 절제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이식이 필요한 환자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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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궁이식을 받은 환자의 임신과 출산은 어떻게 이뤄지나.
A. 현재 환자는 ‘시험관 아기’의 착상 과정을 시도하고 있다. 해외 성공 사례를 보았을 때 기대감이 높다. 착상에 성공하면 이후에는 환자의 임신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 이번에 수술 받은 환자에게도 좋은 소식이 들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