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벤처스가 15일 브라운백 미팅을 열고 인공지능(AI)·기계학습(머신러닝) 등 디지털 기술로 헬스케어 시장을 혁신하고자 하는 자사 헬스케어 플랫폼 포트폴리오사 세 곳을 소개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세나클소프트라운지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전임상 자동화, 동물모델 행동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업체 액트노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 솔루션 임상 디지털화 기업 제이앤피메디 ▲클라우드 기반 EMR 제작 기업 세나클소프트 등 각 기업 대표·임원이 직접 회사와 서비스에 대해 설명했다.
첫 번째로 소개된 액트노바는 AI·머신러닝을 활용해 비임상 시험 동물모델 행동 모니터링 솔루션을 개발한 회사다.
김대건 액트노바 대표에 따르면, 현재 신약 개발 산업 내 비임상 시험(동물실험)은 단순한 독성 평가를 넘어 임상 실행 가능을 요구 받고 있으며, 신경·정신 질환에서 나타나는 행동 증상은 암 등 기타 질환보다 진단 시간이 10배 이상 된다.
또한 행동 분석은 주로 사람이 육안으로 관찰해 분석 비용이 높고, 신뢰도가 낮다는 문제점을 갖는다. 이에 액트노바는 AI·머신러닝 기반 비임상 행동 평가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했으며, 연내 글로벌 AI 행동영상 분석 SaaS 플랫폼 ‘액트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김대건 대표는 “바이오 니치 마켓에서 어렵고 성가신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우리는 AI를 활용해 비임상 전임상 시험 한계 혁신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프리 A라운드를 진행하고 있고, 글로벌 연매출 20억원을 만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제이앤피메디는 임상시험 데이터 솔루션 플랫폼을 개발·서비스하는 업체로 2020년 설립됐다. 제이앤피메디 이재현 이사에 따르면,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 신약 연구개발비(R&D) 투자 규모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전체 투자 비용 약 70%가 임상시험에 소요되고 있다. 기존 임상 시험 방법론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IT 기술을 통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제이앤피메디는 임상 운영·데이터 관리 솔루션 ‘메이븐 클리니컬 클라우드’를 개발·운영 중이다.
제이앤피메디는 2020년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130개 이상 임상시험 실시기관에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2천명 이상 솔루션 사용자, 1만명 이상 임상시험 대상자 등록, 300만개 이상 데이터 레코드 등을 확보했다.
이재현 이사는 “회사 직원 규모는 현재 60명이 조금 넘었고 절반 이상이 개발자”라며 “짧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임상 시험 산업 내 다양한 관계자들과 활발한 협업을 진행하며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이사는 “이상반응 작성 승인 내보내기, 식약처 보고제출 등 관리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발된 약물 감시 전문 솔루션인 ‘메이븐 세이프티’, 대상자 모집부터 임상 데이터 수집까지 분산형 임상시험 수행을 위한 모바일 웹 기반 다양한 서비스 모듈을 제공하는 ‘메이븐 DCT SUITE’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발표를 맡은 세나클소프트는 의료기관 클라우드 EMR ‘오름차트’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위의석 세나클소프트 대표는 “모든 헬스케어 서비스는 '병원갔더니 의사가 뭐래?'에서 시작된다. 의사와 환자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모든 데이터는 의사 EMR에 있다”고 설명했다.
위 대표는 “원래 우리는 내원기록, 복약관리,상세-진료기록, 프로필 상세, 예약 등을 만드려고 했는데 EMR을 모든 병원마다 따로 관리하다 보니, EMR을 새로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세나클소프트는 개인건강기록(PHR)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최근 다녀온 병원, 검사 측정 기록, 보험까지 모두 관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아울러 세나클소프트는 ‘건강프로필’ 기능을 통해서도 이용자의 만성 질환, 과거 병력, 알레르기, 장기복용약, 이상반응 의약품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카카오벤처스 김치원 상무는 이날 행사에서 헬스케어 플랫폼의 본질과 앞으로의 시장 전망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김 상무는 “많은 이들이 헬스케어 플랫폼 관련해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완전히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모든 플랫폼의 핵심은 '상호 관계'”라면서 “특히 헬스케어 플랫폼 핵심은 의사와 환자의 상호관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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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 상무는 “대표적인 것이 원격 진료지만, 현재 한국에서는 요원한 상태”라며 “환자단에서 현실적으로 접근하기 만만치 않기 때문에, 두 번째로 의사 쪽에서 접근하는 것, 예를 들어 전자의무기록(EMR)·의사 커뮤니티 등 서비스가 시장 플레이어 될 잠재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상무는 “환자 쪽에서 접근하는 것은 사실 녹록치 않다. 세상에서 제일 힘든 헬스케어 서비스가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헬스케어다. 소비자가 돈을 안쓰기 때문”이라며 “다만 '열나요' 등 서비스가 잠재력은 가질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