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게임이 글로벌 게임산업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한 가운데 독창성과 참신함을 매력으로 게임 이용자를 사로잡은 작품도 속속 늘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업계에도 인디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한국 인디게임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라이엇게임즈의 게임 퍼블리싱 브랜드 '라이엇 포지'는 2021년부터 리그오브레전드(LOL) 지식재산권(IP) 기반의 게임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2021년 '몰락한 왕: 리그오브레전드 이야기'를 시작으로 지난 2일 출시된 '누누의 노래: 리그오브레전드 이야기(누누의 노래)'까지 총 다섯 작품이 공개됐다.
스페인 게임 제작사 테킬라 웍스가 개발한 '누누의 노래'는 LOL 속 챔피언 누누를 소재로 한 싱글 플레이 어드벤처 게임으로, 주인공 누누가 설인 '윌럼프'와 함께 사라진 엄마를 찾아 마법의 설원 '프렐요드'로 모험을 떠나는 스토리다.
테킬라 웍스는 테킬라 웍스는 2009년 설립된 이래 퍼즐 어드벤처 게임 '라임(RiMe)', 좀비 아포칼립스 플랫포머 '데드라이트' 등을 개발하기도 했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달 31일 라울 루비오 무나리즈 테킬라 웍스 대표 겸 누누의 노래 디렉터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무나리즈 대표는 "테킬라 웍스는 즐거움과 창조가 공존해야 한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저희는 오리지널 IP를 비롯, 시각적으로 유니크한 세계관을 만들고 이를 통해 ‘아름다움’과 ‘독특함’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저희가 만든 서사를 통해 아름답지만 깊이 있고, 평범하지 않지만, 뜻깊은 이야기를 전달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라이엇게임즈와의 협업 이유에 대해 "(라이엇게임즈는) 테킬라 웍스가 게임을 통해 강조했던 우리만의 감성과 친밀감을 원했고, 저희는 테킬라 웍스가 가진 이런 강점에 더해 LOL 캐릭터들과 그들의 세계를 정의하는 인간다움에 집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무나리즈 대표는 누누와 윌럼프 이야기로 게임을 제작하기로 결정한 것이 굉장히 뿌듯한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선택에 라이엇게임즈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프렐요드는 오랜 시간 내전과 위협에 시달려 온 고대의 얼어붙은 황무지이면서, 동시에 순수한 어린아이가 엄마를 찾아 여행하는 지역이다. 이러한 서사는 제가 인간적인 차원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해당한다"며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각박한 탓도 있겠지만, 저는 이번에는 따뜻한 포옹처럼 느껴지는 게임을 만들어야겠다고 느꼈다"고 강조했다.
누누의 노래에는 프렐요드의 다양한 챔피언이 등장한다.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를 좋아한다는 무나리즈 대표는 "누누의 노래를 통해 모든 등장인물이 한 걸음 성장하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리산드라의 경우, 다소 경직된 느낌이 드는 캐릭터였기에 이를 우리 게임에서 다루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운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명도 빠짐없이 브라움을 사랑하는 것 같은데, 누가 그를 싫어할까. 브라움은 프렐요드의 심장이다. 매력적인 캐릭터 리산드라도 빼놓을 수는 없다. 리산드라는 선 또는 악 어느 한쪽으로 분류될 수 없는 복잡한 인물이자 룬테라의 구세주다. 전 세계와 우주를 공허로부터 구해야만 한다고 믿는 사람이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족과 인간성 등 모든 것을 희생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지만 리산드라가 택한 구원의 길은 선택의 기회조차 받지못한 부족의 수많은 희생으로 채워져있다. 리산드라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권모술수를 부리거나 역사를 다시 쓰고, 자신의 숭배자들을 형성하는 등 교활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그가 큰 대의를 위해 희생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나리즈 대표는 "누누와 윌럼프의 관계에는 사랑, 우정, 가족, 희망 등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누누는 그의 어머니 레이카(Layka)로부터 프렐요드의 많은 지역들, 심지어 사람이 살기 힘든 지역에 대해서까지도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 따라서 누누는 자신의 영웅, 전설, 신화를 직접 대면했을 때도 어린아이처럼 놀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윌럼프는 누누와는 매우 다른 캐릭터다. 그는 3천년 전 리산드라를 만난 적이 있을 만큼 오래됐으며, 현명하면서도 심술궂다. 둘의 유대감은 서사를 설명하는 과정은 물론, 게임 플레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누누와 윌럼프는 LoL에서 하나의 챔피언이지만, 누누의 노래에서는 별개의 캐릭터로 등장하며 각기 다른 능력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무나리즈 대표는 인디게임에 대한 자신의 생각에 대해서도 전했다. 게이머들은 테킬라 웍스는 인디게임 개발사로 인식하고 있다.
무나리즈 대표는 "수십 년 전만해도 저는 음악이나 영화에서 인디라고 하면 밴에서 자고 질 낮은 음식을 먹으며 지구의 어두운 구석구석을 여행해야하는 것과 같은 ‘저예산’을 뜻한다고 말하곤 했다. 현실에서 예산은 절대 필수가 아닌 제약 조건일 뿐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디 창작물이 성공하려면 많은 청중에게 창의력을 발휘하고, 창작자 스스로를 사로잡는 질문을 탐색하는 등 다방면에서 모든 것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며 "저희 테킬라 웍스는 문화적인 면과 창의적인 부분을 극대화해서 글로벌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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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나리즈 대표는 다시 한 번 인디게임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강조했다. 그는 "인디 창작물은 스스로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고, 세계적인 플랫폼을 통해 그들의 메시지, 두려움, 희망 등을 제기할 수도 있다. 성장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져야만, 비로소 어른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밝은 색감과 불꽃놀이에만 눈길을 줬던 어린 시절을 벗어날 수 있는 셈이다. 그것이 바로 인디 창작물의 아름다움"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 팬들에게 "누누의 노래에는 아무리 암울한 일이 있어도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챔피언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리고 가끔은, 그러한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할 때가 있다. 저희는 누누의 노래를 통해 이러한 긍정적인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