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여성 영어 과외교사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정유정(23)이 사형을 구형받자 "사회로 돌아갈 경우를 대비해 중국어,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으니 새사람으로 살아갈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다.
법조계는 중3 수준의 영어실력으로 인해 번번이 취업에 실패했다고 느꼈고 영어 콤플렉스가 범행 동기 중 하나로 지목된 정유정이 느닷없이 '중국어' '일본어'를 배우고 있다며 살려달라고 나선 건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의도로 판단했다.
지난 6일 부산지법 형사6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를 흉기로 110여 차례 찔러 살해했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거짓말을 반복해 진지하게 반성하는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며 "교화 가능성이 없어 사회에서 영원한 격리가 필요하다"고 사형을 내려줄 것을 청했다.
유족들은 "5개월이 지났는데 500년 같은 시간이었다. 앞으로 견딜 시간이 너무 힘들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아픔이 커져간다. 이런 끔찍한 일이 없도록 엄벌해달라"고 재판부에 탄원서를 보냈다.
최후진술에 나선 정유정은 "유족께 죄송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며 "일상으로 돌아갈 경우를 대비해 중국어,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고 사회 구성원의 하나로 열심히 살고자 한다. 새사람으로 살아갈 기회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정유정은 지난 5월26일 부산 금정구에 사는 20대 여성 A씨의 집을 찾아가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경남 한 공원 풀숲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정유정은 과외앱을 통해 B씨에게 '중학생 딸의 영어 강사를 구한다'고 속여 접근한 뒤 '아이를 선생님 댁으로 보낼 테니 상담해 달라'고 약속을 잡았다.
정유정은 범행당일 오후 6시쯤 인터넷에서 중고로 산 교복을 입고 교복 안에는 흉기를 숨긴 채 부산광역시 금정구에 있는 피해자 집을 찾았다.
A씨가 혼자 있는 걸 파악한 정유정은 흉기를 마구 휘둘러 살해한 뒤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여행용 캐리어를 가져오면서 마트에 들러 칼, 락스, 비닐봉투 등을 구입했다.
다시 A씨의 집으로 돌아온 정유정은 A씨의 시신을 훼손해 여행용 캐리어에 시신 일부를 넣은 채 5월 27일 새벽 택시를 타고 경남 양산시 동면 호포역 인근 낙동강변에서 하차, 시신을 황산문화체육공원 인근 강변에 유기했다.
이러한 정유정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택시기사가 경찰에 신고, 정유정은 27일 오전 6시쯤 붙잡혔다.
이후 정유정은 경찰 조사과정에서 여러차례 거짓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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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24일 부산법원종합청사 351호 법정에서 열린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