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했던 반팔을 다시 꺼냈어요."
4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무교동에서 만난 반소매 셔츠 차림의 한 시민은 "11월인데 날씨가 갑자기 더워져도 너무 더워졌다"며 이 같이 말했다. '입동'(立冬·11월8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주말 도심에선 때아닌 '이상 고온'의 영향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아침엔 쌀쌀한 바람이 불지만 한낮엔 초가을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이날 점심을 앞두고 서울 도심에는 가벼운 차림의 나들이객들이 눈에 띄었다.
오전 11시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인근에서는 입던 외투를 벗어 팔에 걸치거나, 허리춤에 묶고 다니는 시민들을 볼 수 있었다. 한 젊은 남성은 반소매 셔츠를 입었는데도 티셔츠 등판에 땀자국이 군데군데 묻어난 모습이었다.
지하철 2호선 전동차 내부에서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고 있었다. 외투를 벗어 무릎 위에 올려둔 승객들도 다수였다.
청계천 인근 역시 남방과 자켓 등 얇은 옷차림의 나들이객으로 북적였다. 일부 시민들은 한낮 더운 날씨에 소매를 걷어붙이기도 했다.
핀란드에서 한국을 방문한 리나씨(49)는 "짐 쌀 때 울 스웨터와 긴팔까지 챙겼는데 너무 더워 반팔을 입고 있다"며 "입고 나왔던 코트도 가방에 넣었다"고 말했다. 이어 "핀란드에 비하면 거의 여름 날씨"라고 덧붙였다.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20도를 넘는 등 더운 날씨를 보였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22도로 관측됐다. 지난 2일 기준 11월 기록으로는 100년 만에 가장 더운 날씨를 기록했다.
이 같은 늦더위는 기압계 구조로 인한 이상 기온 현상으로 풀이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대기 상층과 하층이 맞물려 한반도뿐만 아니라 중국 동북부 지역까지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이고 있다.
한반도 북쪽의 상대적으로 찬 공기들이 남쪽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남해상 고기압이 자리 잡으면서 따뜻한 공기가 유입돼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다음 주부터는 기온이 들쑥날쑥해질 전망이다. 주말 동안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린 이후 오는 6~8일에는 사이 반짝 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8일 낮부터는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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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지난 3일 수시 예보 브리핑에서 "최근 일주일간 이 같은 기압계 구조 상황이 지속돼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나타났다"며 "앞으로도 기압계 구조가 상하층 맞물리는 상황이 지속되면 차후에도 기온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