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미디어텍 등 주요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업체들이 스마트폰 시장의 부진으로 올 3분기에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고객사의 재고 수준은 상당 부분 정상화된 분위기로, 연말에는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 AP 업체들은 4분기 실적에 대해 당초 대비 긍정적인 전망치를 제시했다.
모바일 AP는 CPU·GPU 등 시스템반도체, 메모리를 하나로 집적한 칩이다. 스마트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체적으로 칩을 개발하는 애플을 제외하면 미국 퀄컴과 대만 미디어텍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스마트폰 시장의 지속된 불황으로 최근까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 왔다. 양사 모두 올해 1·2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두 자릿 수 감소한 바 있다.
3분기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퀄컴의 3분기(회계연도 2023년 4분기 기준) 전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4% 감소한 86억3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중 모바일 AP 사업과 관련된 핸드셋 부문은 54억5천600만 달러의 매출로 27% 줄었다. 전체 순이익도 14억8천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퀄컴의 이번 실적은 증권가 컨센서스(전체 매출 85억2천만 달러)를 넘어서는 수치다. 4분기 실적 전망치로 제시한 매출 91억~99억 달러, 2.25~2.45달러 주당순이익도 당초 예상 대비 높다. 증권가의 평균 예상치는 매출 92억6천만 달러, 주당순이익 2.25달러 수준이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퀄컴은 4분기 안드로이드 수요 개선과 재고 소진 영향으로 기존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가이던스를 제공했다"며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 둔화로 부진한 가이던스를 제공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긍정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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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텍은 3분기 매출 1천100억 대만달러, 순이익 186억 대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22.6%, 40.3% 감소했다. 그러나 미디어텍은 4분기 매출은 1천200억~1천266억 대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1~1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이리싱 미디어텍 CEO는 "4분기에는 스마트폰 사업의 호조세가 타 사업의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며 "100일이 넘어가던 재고 회전율이 현재 90일 수준으로 정상화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