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은 보험자로서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이를 위해 건강보험이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제도가 되도록 재정관리에 노력하고 있다. 이에 임영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은평지사장에게 지역에서의 건강보험 역할과 개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임영희 지사장은 “코로나19는 우리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변화와 고통을 주었지만 비용부담으로 검사를 거부하거나 회피하지 않도록 건강보험 재원으로 진단비를 지원해 조기진단을 받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등 ‘건강보험’이라는 사회안전망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사회안전망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치료비에 대해 건강보험에서 80%를 부담하고 국가에서 20%를 부담해 국민 누구나 비용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었다”며 “미국의 경우 민간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으면 4천만원 수준의 치료비를 본인이 전액 부담해야 했다. 한국의 건강보험은 상대적으로 낮은 보험료와 높은 의료접근성을 갖고 있어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민의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어 “뿐만 아니라 건보공단은 방역당국에 환자의 기저질환 여부를 제공해 경증환자는 생활치료센터에, 중증환자는 의료기관에 배치해 효율적인 치료가 가능하도록 지원했다”며 “이러한 노력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사회보장제도로 거듭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강보험제도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정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어떤 대책을 마련 중일까.
임 지사장은 “건강보험 수입은 국민이 내는 보험료와 정부지원금으로 구성돼 있는데 사회안전망제도로서 감염병 및 의료비 지원을 위해 보험료 인상 및 정부지원금 증액을 무한대로 할 수 없다”라며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불요불급한 재정지출과 재정누수를 막아야 하고 보험료 부과의 형평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필요하고 시급하지 않은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것인데 우선 국민 건강수명 향상을 위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건강관리체계를 구축한다. 건강관리를 통해 건강향상과 진료비 지출을 낮추는 한편, 부적정 과다의료이용, 의료쇼핑 방지, 효율적 국가건강검진체계 구축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건보공단은 질병의 조기발견부터 예방, 진단, 치료, 장기요양까지 국민의 평생건강을 책임지는 기관이다. 이에 예방적 건강검진체계를 바탕으로 수십년 축적된 건강정보 분석을 통한 생애 전 주기를 포함한 맞춤형 건강관리 방안을 마련해 국민의 건강향상과 의료비 절감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재정누수 차단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무장병원, 면허대여약국 등의 불법개설 기관을 척결하기 위해 건보공단 특별사법경찰권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수년째 노력하고 있지만 국회에 머물러있는 상태이며, 의료계의 반대도 여전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3년 6월까지 1천710개 요양기관을 적발했다. 이 중 의료기관이 1천488개소(2조6천532억원), 약국이 222개소(7천743억원)이다.
임 지사장은 “불법개설 기관은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한다. 또 질 낮은 의료서비스 및 과잉진료로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있다”라며 “지속적인 단속에도 건강보험 재정 누수만 연간 2300억원, 지금까지 약 3조4300억원에 달한다. 반면 환수율은 6.7%에 불과해 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수율이 낮은 이유는 건보공단에 수사권이 없어 행정조사를 통한 서류 확인만으로 불법개설 자금의 흐름 파악에 한계가 있고, 수사권을 가진 경찰은 강력사건 등 다른 이슈 사건을 우선적으로 수사해야 해 불법개설기관 수사는 평균 11.8개월이 걸리는 등 장기화 돼 시의성 있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재산은닉 등으로 환수율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형평성 있는 보험료부과를 제시했다. 관련해 지난해 9월 건보공단은 지역가입자를 대상으로 보험료 조정 처리 기준 강화 및 지역 및 소득월액 보험료에도 직장가입자 연말정산 방식을 적용하는 소득 정산제도를 도입했고, 오는 11월부터 휴‧폐업 등 현실적 필요성을 고려해 조정제도를 유지하되 사후 확인된 소득으로 정산해 악용사례 방지에 나선다.
한편 은평지사 관할지역에는 대형사업장이 거의 없어 다른 지역에 비해 지역가입자 비율이 높다. 뿐만 아니라 거주자 중 노인의 비율도 높아 건강보험료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아 체납율도 높다.
관련기사
- 건보재정 좀먹는 불법 병원·약국, 의사·약사도 한통속2023.06.21
- 건보공단, 의사‧변호사‧약사 등 12개 분야 개방형직위 및 전문인력 18명 채용2023.08.31
- 복지부‧건보공단‧심평원, 과잉검사‧진료 막는 ‘표준 진료지침’ 마련2023.09.15
- LG전자, 4개 사업본부 대수술...고객 지향 솔루션 체제로2024.11.21
임영희 지사장은 “지역에 대형사업장이 거의 없어 지역가입자가 55%로 더 많다. 또 노인들도 많이 거주해 보험료 부담에 관련 민원도 많다”라며 “관내 어리신 등 정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난적의료비 및 본인부담상한제 등 의료비 부담 완화 정책 등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적극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회복지시설과 미혼모 가정 등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데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관내 지자체와 플로깅 활동, 직원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바자회를 통해 나눔문화를 실천했다”라며 “매월 임직원의 자율적 참여로 모금된 건강나눔기금은 지역 내 장애인 및 미혼모 복지시설 등을 후원하고 있다. 앞으로도 사회보장기관으로서 복지사각지대 해소와 지역사회 발전에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고민하고 실천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