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재정 좀먹는 불법 병원·약국, 의사·약사도 한통속

가담자 10명 중 4명이 의·약사…31개소 불법 개설 동시 가담하기도

헬스케어입력 :2023/06/21 09:57

명의대여 및 사무장 병원·약국 개설에 의사와 약사가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9년~2021년 기간 동안 적발된 불법개설기관에 가담한 전체 인원 2천564명 가운데 자연인은 2천255명(87.9%), 법인은 309개소(12.1%)로 나타났다. 특히 자연인 가담자 2천255명 중 일반인이 1천121명(49.7%)으로 가장 많았고, ▲의사 748명(33.2%) ▲약사 198명(8.8%) ▲기타 보건의료인 178명(7.9%) ▲간호사 10명(0.4%) 순으로 가담하고 있었다.

특히 의료기관에 가담한 자는 2천240명(87.9%), 약국에는 331명(12.9%)이 가담했는데, 이 중 7명의 사무장은 의료기관과 약국에 중복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픽사베이

한 곳의 불법개설기관이 차려지는 방식은 이렇다. 의사와 약사가 주로 명의대여자로 가담하고, 물리치료사·사회복지사·방사선사·조리사 등 보건인력을 포함해 일반인은 주로 사무장으로 가담하는 식이다.

문제는 이들이 문어발식으로 불법행위 공모자로 가담하고 있다는 점이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전체 가담자 2천564명 중 2개소 이상 가담한 자는 755명(29.4%)이며, 그 중 자연인은 2천255명 중 628명(27.8%)이 1천862개소(평균 2.96개소)에 가담했다. 법인의 경우, 309개소 중 127개소(41.1%)가 541개소(평균 4.26개소)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에서 자연인 사무장은 최다 31개 기관 설립에 가담했고, 법인은 최대 32개소에 가담한 것으로 수사결과 확인됐다.

2개소 이상에 가담한 직종별 비율은 보건의료 인력이 188명 중 83명이 44.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일반인 38.9%(436명/1121명) ▲의사 11.6%(87명/748명) ▲약사 5.6%(11명/198명)순이었다.

관련기사

2021년 12월 31일 기준 연령별‧요양기관 종별 가담자 현황(단위: 명, %, 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처럼 사무장으로 가담하는 보건의료 인력의 재가담률이 높은 이유는 의료기관의 운영 시스템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건보공단은 4~50대의 사무장이 고령으로 인해 건강상의 문제가 있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70대 이상의 의‧약사를 고용하여 불법기관을 개설‧운영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아울러 가담자의 약 30%가 사무장이나 명의대여자 등으로 반복해 재가담하는 등 불법 행위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