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올해 첫 조(兆) 단위 분기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아울러 3분기 반도체(DS) 사업부 적자가 상반기 보다 눈에 띄게 줄면서 내년에 흑자전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내년에는 메모리뿐 아니라 IT 수요가 회복세를 보인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31일 3분기 연결 기준 실적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2조4천366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7.57% 감소하고, 지난 2분기 대비 1조7천700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의 적자가 축소됨과 동시에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가 견조하고, 디스플레이 주요 고객 신제품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3분기 매출은 67조4천4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21% 감소했고, 지난 2분기 대비 12.33% 증가했다.
■ 내년에 HBM 생산량 2.5배 확대...낸드 중심 감산은 지속
올해 3분기 실적은 반도체 적자 폭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삼성전자 DS 사업부 3분기 영업손실은 3조7천300억원으로 올해 1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메모리 시황 개선으로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DS 부문 적자폭은 6천300억원가량 줄어 들었다. DS 부문 매출은 16조4천400억원으로 전년 보다 28.5% 감소했고, 지난 2분기 보다 11.6%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생성형AI 시장 성장으로 고용량화가 지속되면서 주요 고객사향 고대역폭메모리(HBM)3 양산 판매를 전면 확대할 계획이다. 또 신규 평택3기 램프업을 통해 DDR5, PCIe Gen5, UFS4.0 등 신규 인터페이스 제품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3분기 실적 컨콜에서 김재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생성형AI 확산과 더불어 HBM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당사는 내년 HBM 공급 역량은 올해 대비 2.5배 이상 확보할 계획이고, 이미 주요 고객사들과 내년 공급 협의를 완료한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하반기에는 HBM3E 양산을 시작해 급격한 전환을 통해 더욱 높아지고 있는 AI 시장의 요구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시작한 메모리 감산은 당분간 지속할 계획이다. 특히 D램 대비 낸드의 생산 하향 조정폭은 상대적으로 크게 운영된다. 반면 1a나노, 1b나노 D램, V7 낸드 등 선단 공정은 하향 조정 없이 투자를 지속한다. 더불어 176단 V7 낸드에서 236단 V8 낸드로 전환을 꾀하면서, 300단 수준의 차세대 V9 낸드에 대한 기술력 확보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V낸드의 원가 경쟁력은 최소한의 공정으로 높은 단수를 쌓아올리는 것이 핵심"이라며 "더블 스택만으로 300단 수준의 V낸드 제품을 양산할 수 있는 기술을 성공적으로 확보해, 원가 경쟁력과 시장 대응력이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IT 수요 회복 기대…"가전, 내년 턴어라운드 전망"
3분기 DX(디바이스 경험)부문 매출은 44조200억원, 영업이익 3조7천300억원을 기록했다.
그 중 MX(모바일 경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Z5 시리즈 출시로 매출 및 영업이익에서 2분기 대비 견조한 성장을 보였다. 플래그십 비중이 확대되면서 판매단가가 상승해 전반적인 매출이 성장했으며 두 자리 수익성을 확보했다.
반면, 네트워크는 통신사업자들의 투자 감소로 북미 등 주요 해외 시장 매출이 감소했다. VD(Visual Display)의 경우 글로벌 TV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고, 생활가전은 성수기 효과 감소로 전년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부터는 연말 성수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스마트폰과 프리미엄 가전의 견조한 판매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또 폴더블폰 출하량도 내년에 두자릿수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 부진했던 생활가전 사업이 내년부터 개선된다는전망이 나온다.
노경래 삼성전자 상무는 "올해부터 지속 추진 중인 모델 효율화, 부품 표준화 및 공용화, SCM(공급망 관리) 개선 등 오퍼레이션 효율화 효과도 가시화할 것으로 보여 2024년에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고객사 아이폰 효과로 중소형 패널 실적 상승…시설투자 지속
삼성디스플레이 매출은 8조2천200억원, 영업이익 1조9천400억원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의 경우 주요 고객사인 애플 아이폰15 시리즈의 출시에 적극 대응해 전분기 대비 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대형 패널은 수율 향상 및 원가 개선 등으로 적자폭이 축소됐다.
하만은 매출 3조8천억원, 영업이익 4천500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만은 전장 고객사의 수주 확대와 포터블 스피커 등 소비자 오디오 및 카오디오 판매가 확대된 것으로 집계된다.
한편, 올해 삼성전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시설투자를 전년 수준으로 지속할 계획이다. 올해 연간 투자는 반도체 47조5천억원, SDC(디스플레이) 3조1천억원 등 총 53조7천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시설투자 규모 53조1천153억원을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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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는 평택 3기 마감, 4기 골조 투자와 R&D용 투자 비중 확대가 예상된다. 파운드리에서는 평택 생산능력 확대와 미래 대응을 위한 미국 테일러 공장 인프라 투자 등으로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는 IT용 OLED와 플렉시블 제품 대응을 위한 투자 위주로 집행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노트북, 태블릿 등을 위한 8.6세대 OLED 생산라인 투자 및 기술 개발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선행 투자로 기술 및 시장에서의 선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