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3대 강국 되겠다고 했는데 반도체와 데이터 등 관련 예산이 다 줄었다. 클라우드만 SaaS 혁신 펀드로 25% 늘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윤영찬 의원(민주당, 성남시 중원구)은 27일 국회서 열린 과기정통부 종합감사에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이 같이 물으며 대책을 촉구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2019년 12월 과기정통부를 비롯한 전 부처가 참여해 마련한 ‘AI 국가전략’을 발표하며 세계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윤 의원에 따르면 AI산업 기본이 되는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내년 정부 예산이 각각 70%와 5% 감소했다. 클라우드만 20% 늘었는데 이는 내년에 신설한 SaaS 혁신 펀드 덕분이다. 이 예산은 현재 200억원이 배정됐는데, 기재부와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윤 의원은 "예산이 준 거는 적신호"라면서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AI학습용 데이터 예산이 빵프로(0%)"라고 우려했다. 이어 예산 감소 이유를 니아(NIA, 지능정보사회진흥원) 원장에게 물으니 이해하지 못할 답변을 했다면서 "AI(AI정책)가 너무 텍스트, 언어 위주로 쏠려 있다. 제조 등 많은 분야가 있는데 이들 분야가 성장하려면 데이터셋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런데 예산이 다 깍였다"며 데이터 댐 예산 확보를 어떻게 할 지 고민해달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클라우드 보안인증과 데이터 문제도 짚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2월말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 보안인증에 관한 고시'를 행정예고했고, 이어 올 2월 이 고시가 발효됐다. 고시 요지는 기존 단일체제였던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등급제를 상·중·하의 3단계로 개편한 것으로, 하 등급의 경우 논리적 망 분리를 허용했다. 논리적 망 분리 허용으로 클라우드 서버를 물리적으로 분리하지 않아도 되고, 이에 AWS와 MS, 구글 등 외국계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자의 공공분야 시장 진출이 쉬워졌다. 현재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외국계 기업이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 의원은 "클라우드가 SaaS와 결합해 우리가 먹을래야 먹을 수 없는 시장이 됐다"면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영역인 중급 데이터를 많이 풀어줘야 한다. 그런데 이게 안되고 있다. 데이터 접근성 등에서 정부가 발표만 했지 전혀 준비가 안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I반도체의 취약한 부문인 소프트웨어(SW) 문제도 거론했다.
AI반도체도 중장기에만 너무 집착한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수요자들이 어떤 AI반도체를 원하는지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반도체 개발자들과 서비스사업자간 상호 협력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런 시스템이 안돼 있다"면서 "MPU 생산 기업이 있지만 하드웨어만 치중, SW를 소홀히 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세계를 장악한 것은 '쿠다' 같은 SW가 있기 때문이다. 장관은 이 SW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대책을 촉구했다. 특히 윤 의원은 거버넌스 문제를 지적하며 "결론적으로 말하면 AI강국이 되려면 여러 분야가 골고루 성장해야하고 생태계가 중요하다. 전체 그림을 그리는 아키텍트가 있어야 하는데 국가CTO든 수석이든 예산을 쥐고 전체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이런 구조, 이런 거버넌스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답변을 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본인도 AI와 관련해 10년 연구한 사람이라면서 "데이터도 그렇고, 의원님 지적이 맞다"고 수긍하며 "하지만 시대적 변화도 분명히 있다. 라벨러가 많이 불필요하고, 다른 부처가 데이터를 만드는 것도 있다. 초거대AI는 예산을 증액했다. 클라우드가 대세고, 간담회할 때마다 클라우드는 국가 정보통신의 중요한 인프라라고 말하고 있고, 작년에 클라우드 얼라이언스도 만들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