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김재성 기자] 중국 비야디(BYD)가 일본 최대 모빌리티 전시회인 ‘재팬 모빌리티쇼 2023’(도쿄 빅사이트 소재)에서 5종의 신형 차량을 공개했다. BYD가 지난달 독일 'IAA 2023'에 이어 일본까지 잇따라 찾은 것은 중국 외 글로벌 시장에서 부족한 인지도를 높이려는 의도가 크다. 또한 현지판매 확대를 위한 전략 차원에서 세계 모빌리티 전시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지난 25일 재팬 모빌리티쇼 BYD 부스에서 만난 사토아키 야마기시 BYD 기술사업부 책임자는 BYD가 재팬 모빌리티 쇼에 참여하는 의미를 밝히면서 “현재 일본에서 BYD가 가진 난관은 부족한 지명도”라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BYD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에 의의를 뒀다”고 설명했다.
BYD는 이번 전시에서 일본 완성차 업체 사이에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 위치도 중간에 자리한 탓에 많은 미디어의 관심도 받았다. BYD는 이곳에 내년 봄에 출시할 ‘SEAL’과 지난달 출시한 ‘돌핀’ 모델을 전시해 눈길을 모았다.
또한 메르세데스-벤츠 합작 투자로 설립한 고급 브랜드 ‘덴자’ 미니밴 D9와 BYD 자체 고급 브랜드 양왕의 U8을 일본 최초로 공개했다. 특히 이날 BYD는 양왕 U8의 360도 회전하는 기능을 선보여 전세계 취재진의 감탄을 받기도 했다.
BYD의 이 같은 전략은 일본 고객에게 ‘진정성’을 전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꽌시(關係·인맥 관계)’라는 특이한 거래 문화가 있는데, 판매국가에 성의를 보여 판매량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실제로 BYD는 곧 저가형 차량 출시를 앞두고 고급형 전동화 차량도 보여주면서 다양한 라인업 구축에 힘쓴다는 모습도 비춰줬다. 최근 일본에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는 것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BYD는 지난해 7월 현지 판매부터 올 9월까지 전기차 1천27대 판매에 그쳤다. 수입차 중에서도 비주류 브랜드인 셈이다.
일본은 상대적으로 수입차 시장 규모가 작다. 세계 4위 자동차 시장 규모지만 지난해 수입차 판매는 24만758대로 그쳤다. 1천대 판매량은 꽤 미미한 수준이다.
BYD 관계자는 “일본 고객들은 익숙하지 않은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잘 안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재팬 모빌리티쇼가 4년 만에 열리고 어떤 것을 선보일까가 주된 관심사였기 때문에 이번 BYD 참여가 큰 효과를 끌 것이라 여기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일본 재진출 2년째 부침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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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기차 시장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만 파는 데도 별다른 효과를 끌지 못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진출 첫해와 올해를 다 합쳐도 판매량이 817대에 불과하다. 현대차는 현재 일본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차 넥쏘를 판매하고 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 출시도 앞두고있다.
현대차는 이번 재팬모빌리티쇼에 불참했다. 일본 시장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특수효과를 누리지 못하면서 전기차 인프라뿐만 아니라 인지도에 따라 판매량이 좌우되는 수입차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