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올린 재팬모빌리티쇼..."이동에 소외된 약자 없는 세상 만들자"

[재팬모빌리티쇼2023] 이동과 화합 모토로 미래 전기차 대거 선보여

카테크입력 :2023/10/26 11:01    수정: 2023/10/26 11:27

[도쿄(일본)=김재성기자] 26일(현지시간) '재팬모빌리티쇼 2023'이 화려한 막을 올리며 도쿄 빅사이트를 가득 채웠다. 4년 만에 모빌리티로 확장한 도쿄 모토쇼는 단순한 자동차 전시 위주였던 과거와 달리 ‘이동’과 ‘화합’을 모토로 삼아 미래에는 모두가 이동의 자유를 누린다는 비전을 내걸었다.

지난 25일 직접 마주한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띈 점은 장애인 관람객이었다. 자동차 전시장이라는 공간은 장애인 관람객이 쉽게 즐길 수 없는 공간이라 더 눈에 띄었다. 하지만 외연확장과 다양성이라는 숙제를 가진 참여 기업들은 재팬모빌리티쇼의 ‘미래를 함께 상상하는 곳’이라는 슬로건에 맞는 기술과 배려를 보였다.

실제 재팬모빌리티쇼에서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도쿄 모토쇼만 해도 전시장을 구분하는 턱이 높았다는 불만이 많았다”며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장마다 휠체어로 자유롭게 이동하는 모습을 보니 좋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토요타가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한 재팬 모빌리티쇼 2023에 마련한 전시장. (사진=지디넷코리아)

통상 환경오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완성차 업체들은 안전부터 탄소배출 저감까지 다양한 사회적 공헌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여기에 장애인구가 많아지는 것도 미래를 책임져야 할 기업으로서 고민이 엿보인다. 지난 2020년 도쿄 패럴림픽에서 출범한 위더피프틴(WeThe15)에 따르면 현재 장애인 또는 잠정적인 장애인은 전세계 인구의 15%로 약 12억명에 달한다.

혼다는 이번 전시에서 유독 이동 보조기를 강조했다. 혼다의 키워드가 ‘해방’과 ‘확장’이었던 것도 한몫했다. 이를 위해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아바타 로봇, 유니원 등 행동과 이동에 제약이 있던 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모빌리티를 보여줬다.

미베 토시히로 혼다 사장은 “혼다의 꿈을 형상화한 모빌리티는 여러분의 시간이나 공간을 제약에서 해방하고 사람의 능력과 가능성을 확장하는 것”이라며 “이 두가지는 창립 이래 약 75년간 혼다가 보여준 본질적 가치이자 앞으로 계속해 나아가고자 하는 가치”라고 밝혔다.

혼다가 재팬모빌리티쇼2023(도쿄 빅사이트 소재)에서 공개한 'CI-MEV' (사진=지디넷코리아)
재팬 모빌리티쇼 2023(도쿄 빅사이트)에 마련된 체험공간에서 혼다 유니원을 탑승해본 현지 미디어 관계자 (영상=지디넷코리아)

토요타는 이동의 확장성을 강조했다. 미래에는 자동차가 하나의 공간이 되는 미래를 그렸다. 자동차가 일종의 사업공간이나 이동 사무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토 코지 토요타 사장은 ‘미래’라는 단어를 수차례 반복했다. 토요타가 보는 미래는 완성차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자동차가 하나의 일상공간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부 전시장에서도 장애인 관람객이 편안하게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예를 들면 계단 위에 마련된 체험 공간은 계단 옆에 작은 승강기를 설치하는 등 배려가 돋보였다.

26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리는 재팬 모빌리티쇼 2023의 한 전시부스. 계단 옆에 간이 승강기를 설치한 점이 눈에 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전기차 빈 곳 메우려는 기업 시도도 돋보여

이번 전시에서 일부 기업은 전동화 전환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기도 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해 전기차 성장률이 208.8% 달할 정도로 큰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아직 전체 판매량에서 점유율은 1.4%에 불과하다. 세계 4위 자동차 시장인 일본은 미래 전기차 금맥인 셈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재팬 모빌리티쇼 2023(도쿄 빅사이트)에서 G바겐 전기차 'EQG'를 공개했다. (영상=지디넷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는 일본에서 많은 판매량을 보이는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바겐의 전기차 콘셉트 모델 ‘EQG’를 공개했다. G바겐은 지난해 일본에서 벤츠 전체 판매량에서 4천807대를 판매해 2위를 차지했다.

업계는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신형 G바겐 8대 중 1대는 일본에서 판매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전기차 보급이 상대적으로 되지 않은 일본 시장에서 최근 전동화에 열을 올리는 벤츠가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진출 첫돌이 지난 중국 비야디(BYD)도 올해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내년 봄으로 미뤄진 ‘씰’, 수륙양용 대형 SUV 'U8', 메르세데스·벤츠와 협업한 프리미엄 전기 미니밴 덴자 ‘D9’ 등을 전시했다.

비야디(BYD)가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한 재팬 모빌리티쇼 2023에 마련한 전시장. (사진=지디넷코리아)
BYD와 메르세데스·벤츠가 협업한 프리미엄 전기 미니밴 덴자 ‘D9’ (사진=지디넷코리아)

BYD는 이번 전시에서 벤츠·BMW 못지 않은 크기의 전시 부스를 꾸렸다. 출범 1년이 지나 판매량은 1천대 가량으로 아직 비주류 브랜드지만 시장 성공에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BYD 전시장 인근은 이번 전시의 주인공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미디어 행렬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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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독일 'IAA 2023'에서 공개했던 비전 뉴 클래스와 상반기 서울모빌리티쇼에서도 선보였던 수소연료전지차 iX5 하이드로젠 등을 도쿄에서 다시 한번 보여줬다.

한편 재팬모빌리티쇼 2023은 26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다. 토요타, 혼다, 닛산, 스즈키 등 일본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중국 비야디(BYD),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대거 참여했다. 한국 업체는 현대모비스가 부스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에는 총 475개 기업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