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없는 SW시장, 글로벌 진출이 정답"

조준희 KOSA 회장 "국내 시장, 과도한 경쟁으로 매출 향상에도 적자지속"

컴퓨팅입력 :2023/10/24 16:59

"지속되는 불황으로 국내 대다수 소프트웨어(SW)기업이 클라우드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몰리고 있다. 이로 인한 치열한 경쟁으로 시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수익성은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수출이 답이다.”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회장은 2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열린 ‘2023년 소프트웨어 천억클럽 조사결과 발표’ 현장에서 위와 같이 말하며 SW 기업의 글로벌 지원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경기침체로 인한 불황 속에서도 디지털전환(DX)을 위한 클라우드와 SaaS 사업으로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며 "하지만 수 많은 SW기업들이 클라우드로 몰리며 발생한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제살깎이에 불과해 시장을 발전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회장

이어서 “절감 정책을 유지하는 국내 시장에서 SW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사업대가를 잘 받을 수 있도록 시장의 변화를 촉구하거나 기업 수를 줄이는 방법 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성장을 이끌기 위해선 해외가 정답이다”면서 글로벌 진출 지원 강화 계획을 천명했다.

KOSA는 국내 SW기업의 글로벌 진출 유망 지역으로 중동과 동남아시아를 꼽았다. 최근 DX 시도가 본격화되며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데다 아직 시장이 무르익지 않아 경쟁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기 때문이다.

조준희 협회장은 최근 민감한 국가간 정세도 한국기업들의 해당 시장 진출 여지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클라우드 관련 기술을 주도하고 있지만 중동이나 동남아시아는 국가간 대립이 치열해 해당 국가의 기업과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어려운 면이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중동이나 동아시아를 보면 미국이나 중국 등 특정 국가와 친해 해당 국가의 서비스 위주로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반면 양측과 사이가 모호하거나 모두 안 좋은 경우는 어느 한쪽을 선택할 수가 없는데 이 상황에서 한국의 SW기업은 가장 먼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OSA는 중동과 동남아시아 지역의 국내 SW 기업 진출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브루나이 등의 현지 IT전시회 등에 참여하며 시장을 분석하고 국내 기업과의 접점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조준희 협회장은 “국내 시장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상황에선 단기일 내에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보다는 빠른 시일내에 가능성이 있고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시장을 찾고 제공하는 것이 우선시 하려하고 있다”고 목표를 밝혔다.

2023 소프트웨어 천억클럽 기업 (이미지=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KOSA에서 제공하는 천억클럽은 산업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SW 기업의 전년도 매출액 규모를 조(兆), 5천억, 1천억, 500억, 300억 등 구간별로 집계해 발표하는 자료다. 지난 2013년부터 매년 SW천억클럽을 조사, 공표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연 매출 300억원 이상을 올린 기업은 총 410개로 전년도 371개 보다 약 10.5%증가했다. 매출 총액은 127조2천294억원으로 전년도 112조5천270억원에 비해 1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증가로 메가존, 비바리퍼블리카, 포스코디엑스, 롯데정보통신 4개 기업이 1조 원 매출을 달성하며 조(兆)클럽에 진입했다. 300억클럽은 26개사가 증가하여 전년대비 22.2% 성장했다. 종업원 수도 신규 및 상위클럽 진입에 따라 조(兆)클럽에서 18%, 300억 클럽에서 22.4%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컨설팅‘ 분야 매출액이 2조6천3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9% 증가했다. 디지털 전환 추세에 따라 클라우드 수요 증가가 매출 상승세를 견인했다. ’IT서비스‘와 ’상용SW‘ 분야도 전년대비 증가했다.

올해부터는 기업들의 매출액 중복집계 가능성을 고려해 모회사의 자회사 지분율이 50% 이상인 기업은 조사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조사결과 중 하향세를 보이는 분야는 일시적 현상이며, 실제 SW업계의 성장이 감소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지난해부터 급성장 중인 SW분야 산업현황 파악을 위해 ‘신SW사업 분류체계’를 도입했다. 분류체계에 따라 410개 기업을 조사했으며 클라우드(33.7%)와 인공지능(21.5%) 분야 기업의 비중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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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연 매출 300억원 이상 SW유통기업을 별도로 조사, 발표했다. SW유통 기업 수는 36개 사, 총매출 합계는 3조1천910억 원으로 나타났다.

조준희 협회장은 “올해 초 협회장으로 재선임 된 후 임기가 이제 1년 반 정도 남은 상황”이라며 “남은 임기동안 국내 기업이 주도할 수 있는 글로벌 시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