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박종환 감독, 죽기 전 떠돌이 생활…지인 사기에 전 재산 날려"

생활입력 :2023/10/16 11:08

온라인이슈팀

고(故) 박종환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이 세상을 떠나기 전 지인에게 전 재산 사기를 당해 힘든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5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고 박종환 감독을 추모하는 방송으로 그려졌다.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갈무리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방송 화면 갈무리

1983년 세계 청소년 축구 4강 신화를 이끈 승부사 고 박종환 감독은 지난 7일 별세했다. 그는 1983년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대회 4강 신화를 이끌어낸 영웅이었고 '붉은 악마'의 원조 격인 한국 축구 팀의 색을 만들어낸 장본인이었다.

또 그는 1993년부터 1995년까지 성남FC 창단 감독으로 부임해 정규리그 3연패를 달성하는 등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그는 아내와 사별 후 집도 없이 떠돌이 생활을 했다. 이날 공개된 지난해 인터뷰에서 박 감독은 "지인들한테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친한 친구들, 선배들에게 돈을 좀 빌려줬다. 있는 걸 다 줬는데 한 푼도 못 받고 얼굴도 못 보는 신세가 됐다. 남들은 내가 화려하게 잘 살고 있을거라 생각하겠지만 참 비참하기 한이 없는 사람"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내가 나이가 많기 때문에 친구는 별로 없을 수 있지만 제자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의리와 정 때문에 사는 사람인데 그게 무너질 때 상상할 수 없이 힘들다. 우울증은 내가 느낄 수 있는 게 아니다. 갑작스럽게 와서 나도 깜짝깜짝 놀란다. 욕심은 있는데 나이를 먹어가고 움직임이 부족해지니 우울증이 온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고 박종환 감독의 아들 박재호는 "부모님이 돌아가신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갑작스럽게 이런 상황이 닥칠 줄은 몰랐다. 아직까지 실감이 나진 않는다. 어머니와 함께 외롭고 쓸쓸하지 않게 계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딸 박성숙은 "추석 이후에 갑자기 코로나19에 걸리셔서 응급실에 가게 됐다. 패혈증이라고 해서 투석까지 했는데 못 버티시고 다음 날 운명하시게 된 것"이라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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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 감독은 지난 7일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타계했다. 향년 87세.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