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전문가가 본 D램 '빅3' 기술 우위…"여전히 삼성"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박사, D램 3사 제품 개발 현황·기술력 분석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10/12 09:46    수정: 2023/10/12 13:43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의 최신 D램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마이크론의 경우 올 하반기 출시된 애플의 최신형 스마트폰에 가장 최신 세대의 D램을 양산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D램의 경쟁력은 단순히 세대로 가늠할 수는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의 견해다. D램의 실제 특성 및 집적도 면에서는 삼성전자가 가장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박사는 지난 11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SEMI 회원사의 날' 행사에서 삼성전자·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내 메모리반도체 탑재 현황 및 기술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박사가 'SEMI 회원사의 날' 세미나에서 발표하는 모습(사진=장경윤 기자)

전 세계 주요 스마트폰 업체인 삼성전자는 올해 2월부터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S23' 시리즈를, 애플은 올해 9월부터 '아이폰15' 시리즈를 출시한 바 있다.

테크인사이츠는 세계 각국에서 판매된 제품을 입수해 티어다운(기기를 분해한 뒤 내용물을 분석하는 것)을 실시했다. 그 결과 아이폰15 시리즈 내에서 주요 메모리업체들의 최신형 D램 제품이 탑재된 것이 확인됐다.

최 박사는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의 D램 제품이 확인됐고, 아직 찾지는 못했으나 삼성전자의 제품도 있을 것"이라며 "특히 마이크론은 'D1β(D1b)'라는 가장 진보된 제품이 아이폰15에 다수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D램은 회로 선폭에 따라 세대를 나눈다. D1b는 10나노미터(nm)급 5세대 기술로, 업계에서는 12~13나노로 표현된다. 현재 양산된 D램의 세대 중 가장 최신 세대에 속한다.

아이폰15에서 발견된 SK하이닉스의 D램은 이보다 2세대 전인 D1z다. D1z는 3세대 10나노급으로 16나노로 표현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에 자사의 D램 및 낸드를 전량 활용한다. 이번 갤럭시S23 시리즈에는 15~14나노의 D1a D램이 활용됐다.

다만 주요 메모리업체들의 D램 경쟁력을 단순히 세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게 최 박사의 설명이다.

최 박사는 "마이크론이 아이폰15에 D1b를 적용하고, 경쟁사 대비 앞서 최신 세대 D램 제품을 출시한 바 있지만 실제 기술적 측면에서의 혁신은 삼성전자가 주도한 것들이 꽤 많다"면서 "같은 세대 D램 제품을 비교해보면 항상 삼성전자가 마이크론보다 셀 크기가 더 작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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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은 메모리에서 1비트(정보의 최소 단위)를 저장하는 소자다. 셀의 크기가 줄어들면 메모리 칩의 집적도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 칩 설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디자인 룰 역시 삼성전자가 경쟁사를 앞선 것으로 평가 받는다.

최 박사는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최신 D램에서 EUV(극자외선), HKMG(하이케이메탈게이트) 등 첨단 기술을 주도하면서 셀 크기를 줄였다"며 "물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도 특성 향상을 위해 각자 신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추세"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