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삶의 이정표이자 동력이다. 꿈은 곧 미래의 삶이다. 꿈은 그래서 소중하다. 꿈은 사람마다 다르고 다른 만큼 다채롭다. 스타트업이 꾸는 꿈도 그럴 것이다. 소중하고 다채롭다. ‘이균성의 스타트업 스토리’는 누군가의 꿈 이야기다. 꿈꾸는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다른 꿈꾸는 사람을 소개하는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된다. [편집자주]
“프랜차이즈 기업의 든든한 IT 파트너가 되려 합니다”
자영업은 외발자전거 타기와 비슷하다. 오직 자신의 역량으로만 홀로 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통계를 바탕으로 추산하면 국내 자영업자는 경제활동인구 10명 가운데 2명 이상이다. 창업의 사유는 다양하겠지만 여러 이유로 조직을 떠나야만 할 경우에는 외발자전거 타기를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자영업자에게 프랜차이즈는 외발자전거에 보조바퀴를 달아준 것과 비슷하다. 순수 자영업에 비해 출발이 쉽고 여러 노하우도 전수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퇴직 후 자영업을 고민할 때 프랜차이즈를 먼저 염두에 두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국내에는 대충 7천여 개의 프랜차이즈 기업과 1만여 개에 달하는 브랜드 그리고 30만 안팎의 가맹점이 있다. 자영업자 100명 중 4~5명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다.
하재욱 위메프오 대표는 자영업자의 외발자전거가 더 안전하도록 IT 기술로 보조하는 것을 자신과 회사의 미션으로 여긴다.
■“프랜차이즈도 디지털화가 요구되고 있어요”
시대가 변하면서 사회 곳곳의 디지털화가 급진전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확산된 비대면 문화가 이를 가속화했다. 이 변화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비롯한 자영업자들로서도 외면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
“소비 방식이 바뀌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화도 불가피하게 됐어요. 매장의 경쟁력 요소가 복잡해진 것이죠. 과거에는 상품과 입지와 인테리어가 핵심 경쟁력 요소였다면 이제 그것에다 디지털 경쟁력까지 덧붙여야 하는 상황이 됐죠. 온라인 주문과 배달 문화가 확산된 영향이 크죠. 무엇보다 새로운 소비문화가 스마트폰 앱을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죠. 매장이 앱에 연결되지 않으면 그만큼 판매 기회를 놓치는 셈이죠. 매장의 디지털화의 핵심은 이 수요를 확보하는 데 있는 거죠.”
문제는 자영업자가 그걸 홀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매장의 올인원(all-in-one) 패키지를 꿈꿔요”
위메프오가 2021년에 내놓은 ‘위메프오 플러스’는 프랜차이즈 기업이 자사 앱을 손쉽게 구축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다. SaaS는 온라인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의 SW 솔루션을 말한다.
“‘위메프오 플러스’는 프랜차이즈 기업이 자사 앱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이에요. SaaS 기반이어서 손쉽게 만들 수 있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게 장점이죠. 그러면서도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필요한 기능을 다 담고 있어요. 배달과 픽업은 물론이고 매장에서 QR주문이나 멤버쉽과 포인트 적립까지 지원해요. 이밖에도 다양한 기능을 계속 붙여나가 궁극적으로 앱 하나로 매장과 관련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올인원 서비스를 제공하려 합니다. 프랜차이즈 자영업자들이 가게를 오픈할 때 반드시 ‘위메프오 플러스’를 써야만 한다는 인식을 만들고 싶어요. 그렇게 도움을 줬으면 합니다.”
위메프오 플러스는 현재 130여개 프랜차이즈 기업과 계약이 된 상태다.
■배달앱과 자영업자 사이에 벌어진 틈
식생활에 배달과 픽업 문화가 확산되면서 식음료 프랜차이즈 기업의 경우 배달앱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진 상태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으로서는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지만 불만도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배달앱에 가지는 가장 큰 불만은 중개 수수료죠.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수수료에 배달비까지 합치면 소비자가 내는 돈의 30~40%가 되는 경우도 있지요.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수수료를 적게 받는 배달앱을 묶어 공공배달앱이란 걸 만든 것도 그런 문제 때문이죠. 자영업자를 돕자는 취지이지요.”
프랜차이즈의 경우 회원 확보도 문제가 된다.
“모든 자영업자가 마찬가지지만 특히 프랜차이즈의 경우 배달이나 픽업 고객과 관련해 자기 단골(회원)을 확보하고 싶어해요. 회원 정보가 확보돼야 다양한 마케팅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배달앱을 사용할 경우 그게 어렵죠. 그래서 여력 있는 프랜차이즈는 자사 앱을 구축하려는 거예요. 배달앱과 함께 자사 앱도 활성화시켜 자기 회원을 확보하고 독자적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싶은 것이지요. 부수적인 효과도 크죠. 자사 앱이 있을 경우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소통도 훨씬 잘 할 수 있으니까요.”
■“배달앱을 하다 자영업의 현실 알았죠”
위메프오는 배달앱 후발주자다. 원래 전자상거래 기업인 위메프의 사내 조직이었다가 2019년에 별도 회사로 독립하였다. 배달앱의 경우 이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을 시기여서 창업 비전이 궁금했다. 특별한 비전이 없을 경우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위메프 내부에 있을 때는 배달앱 출시가 회사 정책이었고 제가 그 일을 총괄했어요. 후발주자이기는 하지만 조직 효율성을 높여 낮은 수수료를 제시할 수 있다면 생존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죠. 그러다 회사에서 핵심 업무 외에 관련 사업들을 구조조정하게 됐는데 배달앱도 포함됐죠. 공들인 서비스인데 아쉽더라구요. 그래서 회사와 논의해 분사하게 된 겁니다. 회사가 적잖게 투자를 해주기도 하였었구요.”
독립 후에는 ‘규모의 경제’를 심감하게 됐다.
“사용자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 비용을 감당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공공배달앱 사업에 참여하며 배달앱 사업을 유지하고 있지만 회사 존속을 위해 새 사업을 발굴해야 했죠. 배달앱 사업을 위해 프랜차이즈 자영업자들과 접촉하면서 느꼈던 평소 생각을 아이템으로 다시 구상하고 정리한 게 ‘위메프오 플러스’입니다. 그것이 큰 자금을 들이지 않고도 자영업자들과 상생하는 새로운 길이라는 판단을 내렸구요.”
위메프오는 그렇다고 배달앱 사업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다.
“위메프오 배달앱 사용자 획득 방법이 바뀌었다고 보면 됩니다. 프랜차이즈 기업의 자사 앱과 연동되는 방식이죠. 위메프오 플러스를 통해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프랜차이즈 자사 앱이 더 많아지고 활성화할수록 배달앱으로서의 위메프오 사용자도 저절로 늘어나는 구조라고 보면 됩니다. 기회가 아직은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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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욱 대표는 그런 점에서 '자발적 창업가(?)'는 아니다. 하지만 책임감 있고 끈기를 가진 기업가다. ‘위메프오 플러스’는 책임감과 끈기의 산물처럼 보인다. 하 대표에게 자영업자는 더 이상 단순한 비즈니스의 대상인 것만은 아니다. 그보다 핵심적인 협력 고객이라고 봐야 한다. 자영업자가 실제로 잘 돼야 위메프오도 더 커지는 비즈니스 구조를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말씀: 하재욱 위메프오 대표가 추천한 다음 인터뷰 대상은 푸드테크 기업인 올투딜리셔스의 정한석 대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