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심뇌혈관 전공의 공백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복지부 지정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는 강원대병원 등 총 14개소로, 급성심근경색·뇌경색·뇌출혈 등을 전문진료한다. 센터당 입원환자는 연간 1천명~2천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센터는 인력과 의료장비·시설을 갖추고 24시간 365일 전문의 당직체계를 운영하게 된다. 반드시 근무해야하는 전문의 분야는 응급환자 대응, 심·뇌혈관 중재시술, 심장수술, 뇌수술, 재활치료, 예방관리 등이다.
최근 지방의 의사구인난이 심해지면서 인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센터 지정이 취소된 사례가 나왔다. 목포에 위치한 목포중앙병원은 지난 2018년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로 조건부 지정돼 이후 평가를 받았지만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채용기준을 채우지 못해 결국 지난해 지정이 철회됐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전남에선 해당분야 의사가 거의 양성되지 않는 게 근본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김원이 의원이 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국의 심장혈관흉부외과 전공의는 72명, 신경외과 전공의는 106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심장혈관흉부외과 전공의의 약 60%(43명), 신경외과 전공의의 약 56%(59명)가 수도권에서 수련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방에는 해당 분야 전공의가 아예 없거나 1명인 곳도 많았다. 올해 심장혈관흉부외과 전공의가 0명인 곳은 세종·충북·경북, 1명에 불과한 곳은 전남·전북·충남·제주 지역이다. 신경외과 전공의가 없는 곳은 세종·경북, 1명인 곳은 전남이다. 신경외과는 뇌질환이나 척추질환을 진료한다.
전남의 경우,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부속대학병원이 없다. 전공의 교육과 수련을 할 만한 대학병원이 없어 지역 내에서 의사를 양성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로 지정돼도 심장수술 할 의사를 구하기 힘든 이유다.
관련해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의사의 지역근무 현황 및 유인·유지 방안 연구’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활동의사 4천18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의대 졸업지가 지방광역시·도 지역인 경우 지방근무 비율은 각각 60%와 40% 정도였다. 반면, 의대 졸업지가 수도권인 의사의 지방근무 비율은 13%에 불과했다.
동일한 보고서에서 전문의 수련지역이 지방광역시·도 지역인 경우 지방근무 비율은 각각 83%와 66% 정도로 높았지만, 수련을 수도권에서 한 경우 지방근무 비율은 16%로 현저히 낮았다.
김원이 의원은 “의대졸업·전문의 수련을 지방에서 한 사람은 이후에도 지방근무를 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정부는 충분한 규모의 의대정원 증원을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