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진이 뇌 세포를 3D 프린터로 인쇄해 쥐의 뇌에 이식했다. 뇌 손상 환자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영국 옥스포드대학 연구진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 2개층으로 구성된 간단한 구조의 대뇌피질 조직을 만들었다. 이 조직을 쥐의 뇌에 이식하자 쥐의 본래 뇌 조직과 통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연구는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4일(현지시간) 실렸다.
연구진은 먼저 사람의 유도만능줄기세포(hiPSC)에서 대뇌피질 2개층에 대한 신경세포 전구체를 만들었다. 이를 용액에 넣어 바이오잉크를 만든 후, 3D 프린터로 인쇄해 2개 층으로 구성된 뇌 세포 조직을 인쇄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조직을 배양한 결과, 수 주 동안 세포 구조를 유지했다.
이 조직을 쥐의 뇌에 이식하자 쥐의 기존 뇌 신경세포 조직으로 뻗어가며 신호를 주고받는 모습을 보이는 등 기능적, 구조적으로 통합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사고나 질병, 종양 등으로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세계적으로 7천만 명 이상이 뇌 손상으로 고통받고 있으나, 중증 뇌 손상에 대한 치료법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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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포드대 연구진의 새 기술은 뇌 조직 재생의 가능성을 열었을뿐 아니라, 환자 자신의 줄기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면역 거부 반응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또 신약 평가 등에 활용할 수 있고, 뇌 발달이나 인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연구에 쓰일 수 있으리란 기대다.
연구진은 앞으로 조직의 층을 더 많이 쌓아 실제 사람 대뇌피질에 보다 가까운 뇌 세포 조직을 만든다는 목표다. 논문 제1저자인 옥스포드대 진용첸 박사는 "이 연구로 뇌의 기능과 구조를 온전히 가진 소재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라며 "장기적으로 뇌 손상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