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선수 이대호가 할머니 손에 자라며 어렵게 야구를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1일 방송된 tvN '김창옥쇼 리부트'에서는 이대호가 '자존감'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날 이대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추신수 선수가 우리반으로 전학을 왔다. 전학 첫날부터 야구 유니폼을 입고 들어와서 '외삼촌이 작은 탱크 박정태 선수고 야구하기 위해 전학 왔습니다'라고 했다. 제일 인기가 많은 학생이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3일 뒤 저한테 '대호야. 같이 야구하자'라고 하더라. 얼떨결에 야구부에 따라갔다. 야구 실력이 남달랐던 거 같다. 감독님께서 같이 야구를 하자고 하셨다"고 밝혔다.
그는 "어린 시절 집안 사정이 넉넉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3살 때 돌아가시고 어머니의 재가로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할머니가 노점상으로 생계를 이어가셨다. '이런 형편에 야구를 할 수 있을까?'라고 눈치를 보게 됐다. 근데 야구가 하고 싶어서 안 되겠더라"며 과거를 떠올렸다.
이대호는 "할머니한테 어렵게 말을 꺼냈고, '한 번 해보자'고 해주셨다. 삼촌, 고모도 제 꿈을 위해 지원해 주셨다. 돈이 많이 들었다. 할머니가 결혼식 패물인 쌍가락지를 전당포에 맡긴 뒤 장비를 사주셨다. 중학교 갈 때는 감독님이 형편을 배려해 주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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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했다. 할머니가 저한테 '불고기버거가 먹고 싶다'라고 하시더라. 저한테 처음으로 부탁하셨는데 당시 1400원밖에 없었고, 돈이 부족해서 다른 햄버거를 사다 드렸다. 할머니가 너무 맛있게 드셨다. 다음 달에 용돈 받으면 꼭 불고기버거를 사드려야지 했는데 2주 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지금도 불고기버거 보면 할머니 생각이 난다. 그 500원 차이가 잊히지 않는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