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학부모의 막말이 담긴 통화 녹음을 공개했다. 교사는 이 학부모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결국 어린이집을 그만두게 됐다.
27일 JTBC 뉴스에 따르면 대전 서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3세 아이들을 맡은 교사 A씨는 최근 학부모 B씨의 갑질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앞서 B씨는 "우리 아이는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 적응이 느린 아이"라면서 "1~2주 동안 아이 일과시간에 참관하고 싶다"고 했다.
이후 B씨는 아이와 함께 등원할 때마다 이불 가방에 블록, 자동차 등 장난감을 가져와 "우리 애는 이걸 가지고 놀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어린이집 측은 다른 아이들이 이에 불편함을 느끼자 B씨의 참여 시간을 점점 줄여나갔다. 하지만 B씨는 교실에서 나가면 집이 아닌 원장실로 가서 CCTV로 지켜본 뒤 아이와 하원했다고 한다.
교사 A씨는 "이 아이가 낮잠 시간에 소리를 지르며 교실을 뛰어다니고, 친구들의 머리를 잡아당기기도 했다. 침을 뱉거나 머리를 바닥에 박는 등 행동을 자주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내용을 키즈노트(알림장)에 남겼다.
그러자 B씨는 다른 교사에게 "키즈노트에 칭찬이 없다", "아이가 멍들어 왔는데 교사가 학대한 것 같다" 등 A씨 험담을 늘어놨다. 이를 전해 들은 A씨는 다음 날 등원 시간에 B씨에게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며 서운함을 토로, 눈물을 흘렸다.
B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어린이집에 "A씨가 아동학대를 한 것 같다. A씨를 쫓아내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을 퇴소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일이 커지는 것을 원치 않았던 A씨는 결국 B씨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B씨는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막말을 쏟았다. 통화에서 B씨는 "진짜 기가 막히네. 애초에 맞춤법도 '로서' '로써' 모르냐. 고등교육 안 받으셨나? 공부 좀 못 하셨나?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빤히 보인다"고 했다.
이어 "교사 자질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애초에 어린이집 교사는 제대로 된 교사도 아니긴 하지만 어떻게 그런 짓을 하냐"며 "선생님이 어디 가서 뭘 하고 사실지 모르겠지만 분노 조절 안 되면 정신과라도 가라. 남들한테 민폐 끼치지 말라"라고 언성을 높였다.
동시에 "제가 그렇게 막대할 정도로 만만해 보이세요? 저희 아빠 학벌 좋고, 저희 언니 학벌 좋고, 저희 엄마도 대기업 다니신다. 저희 시어머니 쪽은 의사 교수 집안"이라며 "대통령이 와도 그러실 거냐. 내가 지금 말하는 데 왜 말 끊냐!"고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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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전화 통화 뒤 몇 시간을 울었다며 어린이집 원장도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면서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충격받은 A씨는 어린이집을 퇴사했고, B씨의 아이들도 퇴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