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최근 출시한 신형 스마트폰에 이어 신형 태블릿에도 7나노미터(mn) 반도체가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부터 미국의 고강도 제재에도 화웨이가 고성능 칩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화웨이는 제조방식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25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메이트패드 프로’와 무선헤드셋 ‘프리버즈 프로3’, TV ‘V5 프로’ 등을 공개했다. 이 중 '메이트패드 프로'에는 7나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린9000s’가 탑재됐다. 이 칩은 화웨이가 이달 초 공개한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에 탑재된 칩과 동일하다.
이 칩은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이 7나노급인 N2+ 공정에서 제조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미국의 제재로 첨단 반도체 기술 및 장비를 공급받지 못하는 화웨이가 7나노 반도체를 생산하고 기술 자립에 성공했다는 점 때문이다.
또 화웨이는 무선 헤드셋과 TV 신상품에 각각 ‘기린 A2’, ‘훙후 900’ 칩을 사용했다. 기린A2는 2019년 9월에 출시됐던 칩의 기능을 향상하면서 애플에어팟에 탑재된 ‘H1’ 칩과 성능이 비슷하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훙후900 칩도 2019년 출시한 훙후818 칩에 비해 CPU(중앙처리장치) 기능이 200%,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능이 160% 향상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화웨이는 7나노 칩 ‘기린9000s’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화웨이는 “신형 태블릿에 한 달 전 출시된 스마트폰과 같은 7나노 반도체 칩이 사용됐다”고만 했을 뿐, 제조공정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26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화웨이가 새 태블릿에 사용된 칩의 제조공정과 자체 생산 또는 외부 협력사에 제조 의뢰하고 있는지 밝히지 않았다”며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도) 칩 자체 생산에 속도를 내면서 부품의 자립화가 부분적으로 시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날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의 제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핵심 기술의 자급자족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2배로 늘렸으며 일정 수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화웨이의 7나노 칩 개발에 대해 주목하며 수출통제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4일 마이클 맥콜 하원 외교부 의장은 상무부의 수출통제 책임자인 앨런 에스테베스 산업안보차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SMIC가 생산한 반도체, 특히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하는 반도체의 미국 수입을 전략적으로 금지하고, 행정부가 SMIC에 대해 형사 고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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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중국이 7나노 칩을 양산할 수 있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며 "어떤 기업이든 미국의 수출 통제 조치를 우회했다는 신뢰할만한 증거를 찾을 때마다 조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화웨이는 2019년 5월 국가 안보 문제로 인해 무역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미국 공급업체와 다른 업체들은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려면 특별 허가를 받아야 했다. SMIC는 고급 기술을 군사 사용자에게 전용할 수 있다는 우려로 2020년 12월 거래 제한 목록(엔터티 목록)에 추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