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마트폰 업계는 '친환경'에 꽂혀있다. 재활용 소재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자가수리키트를 제공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친환경 스마트폰으로 가장 주목받는 업체는 시장점유율 1, 2위를 기록하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아닌 네덜란드 사회적기업 '페어폰'이다. 페어폰은 '사람과 지구에 최소한의 해를 끼치도록 설계 및 생산된 공정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을 사명으로 한다.
페어폰은 PC처럼 조립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또 분쟁 지역에서 생산되는 금, 주석, 텅스텐 등 분쟁광물 이용을 최소화하고 노동자 인권이 보장된 공장에서 제품을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선보인 페어폰4는 후면 커버의 경우 100%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으며, 희토류도 100% 재활용한 것만 사용한다.
글로벌 스마트폰 수리업체 아이픽스잇(iFixit)에 따르면 페어폰4 수리 용이성 점수는 10점만점에 10점이다. 프랑스 수리용이성 지수 평가에서도 페어폰4는 10점 만점에서 9.3점을 받았다. 아이폰13 라인업이 6점대를 받은 것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고장 났을 때 수리가 용이하다는 것은 제품을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전자 폐기물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 디자인과 성능에서는 아이폰에 못 미치지만 친환경 측면에서는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최근 선보인 페어폰5은 2031년 까지 8년간 소프트웨어 및 보안 업데이트를 지원하고, 재활용 재료 비중이 70%에 달한다.
■ EU 친환경 규제 나비효과…배터리 탈부착 가능해질까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은 이제 당연한 수순이 되고 있다. 최근 신제품을 선보인 애플 역시 재활용 소재 활용을 강조했다. 애플은 친환경 알루미늄 프레임 등 재활용 소재 활용을 늘리고 USB-C 충전단자를 적용했다.
USB-C 충전단자 교체는 유럽연합(EU)규제에 발맞춘 것이다. EU는 내년부터 유럽 내 판매되는 모든 전자기기에 USB-C 단자 도입을 의무화했다.
애플과 삼성이 2021년 자가 수리 키트를 도입한 것도 규제 영향이 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그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기업들의 반독점 행위 규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소비자의 수리권을 제한하는 제조사의 관행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로 인해 애플과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들은는 미국에서만 선보이던 자가 수리키트 가능 제품과 국가를 확대 중이다.
애플은 지난 6월 아이폰14 시리즈와 M2 기반 맥북프로 및 13인치 맥북에어를 자가수리 가능 제품 목록에 추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국내에도 도입했으며 올해 유럽 9개국으로 확대했다.
구글은 그동안 시장에 출시된 폴더블폰 중 최초로 자가 수리를 지원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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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EU가 '배터리 탈부착'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스마트폰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페어폰처럼 탈부착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새롭게 개발해 출시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탈착형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서는 설계부터 생산라인을 전면 변경해야하기 때문에 규제가 시행된다면 그동안 일체형 디자인을 고수해 온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