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에 이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배터리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배터리 3사는 ESS시장을 정조준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승부처는 가격경쟁력을 낮춘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다.
ESS란 분산된 에너지를 저장한 후 필요 시 혹은 전력 사용이 최대 부하에 이르는 시점에 저장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전기차 성장률이 둔화된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친환경 에너지 산업이 부상하면서 ESS 시장은 배터리 업계의 화두로 도약하는 추세다.
시장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다. 산업조사기관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글로벌 ESS시장은 오는 2030년엔 시장 규모가 2천620억달러(약 346조7천억원)까지 급속 확장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 배터리 3사 중 ESS 시장에 가장 발빠른 기업은 단연 LG에너지솔루션이다. 회사는 오창과 중국 난징 두 곳에서 ESS를 생산하고 있는데 미주 애리조나에도 3조원을 투자해 ESS LFP 전용공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2026년 양산이 시작되면 16GWh규모의 생산여력을 갖추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최대 신재생 ESS 전시회 ‘Re+ 2023’에 참가해 ESS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4대 핵심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5년내로 ESS 사업 부문의 매출을 3배 이상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 역시 울산과 중국 시안에 ESS 공장을 두고 있는데 올 하반기 ESS 신제품 공개를 앞두고 있다. 다만 삼성SDI의 경우 ESS LFP보다는 고부가가치 배터리인 NCM쪽을 주력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SK온은 올해 반기보고서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ESS 사업을 추진하겠다면서 신재생에너지 연계용 ESS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기차 배터리와 유사하게 ESS 시장도 LFP배터리 쪽으로 선회하는 양상이다. 실제 테슬라의 경우 미국 캘리포니아에 매년 1만 메가팩을 생산할 수 있는 메가팩토리를 가지고 있다. 메가팩은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다. 해당 공장에 공급하는 배터리 셀은 대부분이 LFP배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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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SS 시장은 중국 기업이 독차지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글로벌 ESS시장 점유율은 CATL이 43.4%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비야디(BYD)가 2위, EVE에너지가 3위에 점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각각 4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테슬라의 캘리포니아 메가팩토리에 들어가는 배터리 셀 대부분을 CATL이 공급한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는 상황이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앞으로 ESS 시장은 LFP가 7, 삼원계가 3정도의 비율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면서 "국내 기업은 ESS LFP 개발을 늦게 시작하다보니 중국 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많이 저하된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핵심은 국외에서의 승부인데 이미 많은 공급처를 뚫어놓은 CATL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가져가는 것은 사실상 많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