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판가 연동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로 리튬 가격 하락세는 지속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9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20일 탄산리튬 키로그램당 161.50위안에 거래됐다. 이는 전년 동기(486.5위안)와 비교해 약 67% 하락한 수치다. 특히 탄산리튬가격이 상승하던 지난 7월초(300위안)와 비교해서도 50% 가까이 하락했다.
리튬 가격 하락세의 원인으로는 전기차 성장 둔화에 따른 공급 과잉 현상이 꼽힌다. 중국은 최근 전기차에 들어가는 보조금을 폐지하며 전기차 산업 성장 둔화를 일으켰다. 리튬 공급 기업들은 전기차 성장 둔화에도 공급량을 기존과 같이 유지해 수요와 공급은 엇박자를 탄 것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자재 가격과 판가를 연동해 공급한다.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하락할 경우 판가도 당연히 하락할 수밖에 없다. 다만 NCM(니켈 ·코발트·망간)을 주력으로 하는 국내 배터리 기업의 여건상 당장 큰 폭의 수익성 둔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리튬은 통상적으로 LFP(리튬·인산·철)배터리의 주요소로 쓰인다.
문제는 리튬가격이 하락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이 2028년까지 지속 하락할 전망이다. 글로벌 광산 업체의 리튬 생산량이 올해 95만톤(t)에서 연평균 19.6%씩 증가해 2030년 333만t으로 늘어나는 반면 리튬 수요량은 2023년 79만t에서 연평균 18.1%씩 올라 2030년 253만t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당장은 NCM배터리 위주의 사업을 영위하지만 향후 5년간은 LFP배터리 등 중저가형 배터리 시장의 사업군에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리튬 가격 하락은 장기적으로 국내 배터리 3사의 수익성을 악화할 요소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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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CATL과 비야디(BYD) 등이 리튬가격 하락에도 시장점유율 확보에 치중할 경우 배터리 공급과잉으로 국내 배터리 3사의 수익성도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윤성훈 중앙대학교 융합공학부 교수는 "판가 연동제가 각 기업에 어떤 형식으로 작용되는지 여부가 관건"이라면서도 "워낙 낮게 공급되고 있는 LFP배터리의 여건상 국내배터리 기업에 단기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