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너제이(미국)=권봉석 기자] "무어의 법칙은 오늘날 여전히 유효하며 신이 내린 실리콘의 마법으로 가능하다. 또 개발자의 창의성과 열정이 무어의 법칙을 가속할 것이다. 실리콘과 소프트웨어의 마법을 통해 성장하는 경제인 '실리코노미'(Siliconomy)를 AI가 견인하고 있다."
19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진행된 연례 기술행사 '인텔 이노베이션' 기조연설에서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이렇게 밝혔다.
이날 팻 겔싱어 CEO는 '실리코노미'(Siliconomy, '실리콘 경제')라는 새로운 용어를 들어 현재 반도체와 실리콘 산업의 성장세를 설명했다. 현재 실리콘 산업은 약 5천740억 달러(약 764조원) 규모로 성장했고 8조 달러 가치의 글로벌 기술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 각종 반도체 IP 테스트 할 수 있는 '개발자 클라우드' 출시
인텔은 이날 개발자가 최신 인텔 프로세서와 GPU, 가속기를 초기 구축 비용 부담 없이 테스트할 수 있는 '개발자 클라우드'를 공식 출시했다. 이를 이용해 소규모에서 대규모 AI 모델 훈련, 최적화, 추론 워크로드 등을 실행할 수 있다.
또 5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등 향후 출시될 제품에 미리 접근해 신제품이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출시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팻 겔싱어 CEO는 "오늘 기조연설에 참가한 개발자 대상으로 1주일간 개발자 클라우드를 테스트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 '4년 안에 5개 공정' 마지막 단계, 인텔 18A 웨이퍼 공개
팻 겔싱어 CEO는 2021년 취임 직후 인텔 7 공정을 시작으로 오는 2025년까지 4년간 총 5개 공정을 구현하겠다는 로드맵을 내놓은 바 있다. 이날 인텔은 PC·서버용 신제품과 향후 반도체 제조 공정을 대거 공개했다.
모바일(노트북)용 새 프로세서인 코어 울트라(메테오레이크)와 5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에메랄드래피즈)는 출시일을 오는 12월 14일로 확정했다. 인텔 3 공정 기반 288코어 서버용 프로세서 '시에라 포레스트'도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팻 겔싱어 CEO는 2025년부터 양산 예정인 인텔 18A 웨이퍼 시제품을 공개했다. 인텔 18A 공정은 GAA(게이트올어라운드) 트랜지스터 '리본펫', 반도체 후면 전력 전달 기술 '파워비아' 등을 적용했고 인텔이 계획한 5개 공정 중 가장 마지막 단계에 있다.
인텔 18A는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 '팬서레이크', 서버용 고효율·다코어 프로세서 '클리어워터 포레스트' 생산에 쓰일 예정이다. 팻 겔싱어 CEO는 "Arm과 에릭슨이 인텔 18A 공정을 활용해 각종 제품을 생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가우디2 4천개 탑재 AI 슈퍼컴퓨터 구축할 것"
인텔은 최근 공급부족 현상을 빚고 있는 엔비디아 A100/H100 AI 가속기의 대안으로 가우디2의 성능과 효율성, 총소유비용(TCO)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팻 겔싱어 CEO는 "스태빌리티AI는 가우디2 하드웨어 가속기 4천개와 제온 프로세서를 활용해 세계 15위권에 드는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프 클라크 델테크놀로지스 부회장 역시 "인텔 제온 프로세서와 가우디2 기반 파워엣지 서버는 대규모 훈련부터 기초적인 추론까지 다양한 AI 워크로드를 지원할 것"이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현재 출하중인 가우디2에 이어 2024년에는 5나노급 공정에서 생산한 가우디3 가속기를, 2025년에는 CPU와 가속기를 통합한 새로운 서버용 프로세서 '팰콘 쇼어'(Falcon Shores)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 예상치 못했던 시제품 대거 등장..."이 시연은 삼성 갤럭시북으로"
이날 기조연설에는 지금까지 실물이 공개되지 않았던 시제품이 대거 등장했다. 인텔 18A 공정에서 생산된 반도체 웨이퍼를 비롯해 인텔 20A 공정에서 생산된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 '루나레이크'(Lunar Lake) 탑재 시제품으로 생성 AI를 시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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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행사에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협력사가 등장했다면 올해는 인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이그나이트'(Ignite) 우수 사례로 꼽힌 스타트업이 대거 등장했다. 기조연설 말미에는 AI 기반 동영상 압축 기술을 만든 '딥렌더'가 수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레노버, 에이서 등 국내외 PC 제조사는 코어 울트라 탑재 노트북 시제품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팻 겔싱어 CEO는 화상회의 AI 솔루션 시연 중 "이 시연은 코어 울트라를 탑재한 삼성 갤럭시북으로 하는 것"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