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기술 격차 있어도 中 자체 제작한 반도체 소비해야"

에릭 쉬 화웨이 부회장, 中 반도체 '자급자족' 생태계 강조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09/19 10:09

화웨이 고위 경영진이 중국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자체 개발 칩을 더 많이 사용할 것을 촉구했다고 홍콩 SCMP(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이 지난 18일 보도했다.

에릭 쉬 화웨이 부회장은 지난 15일 중국 후난성에서 열린 '2023 세계 컴퓨팅 컨퍼런스' 행사에 참석해 "중국산 칩과 해외 칩 사이에는 여전히 기술적 격차가 있으나, 국산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격차는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화웨이)

에릭 쉬 화웨이 부회장은 이어 "만약 우리가 국산 칩을 대규모로 사용한다면 우리 기술과 제품의 발전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화웨이는 이달 초 최신형 5G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메이트 60 프로'를 중국 현지 시장에 출시했다. 반도체 전문 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의 분석 결과, 메이트 60 프로용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에는 '기린 9000(Kirin 9000s)'이 탑재됐다.

기린 9000은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전문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칩이다. 생산은 중국 주요 파운드리인 SMIC가 7나노미터(nm)급으로 분류되는 'N+2' 공정을 활용해 만들었다.

이 같은 사실은 곧바로 반도체 업계의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현재 미국은 중국 기업이 7나노 공정 구현의 핵심인 EUV(극자외선) 등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를 도입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규제 범위 밖의 구형 장비로도 7나노 공정을 양산할 수는 있지만, 제조비용이 크게 상승하기 때문에 시장성은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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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화웨이 및 SMIC는 7나노 공정 기반의 칩을 자체 설계 및 제조해냈다. 미국의 규제 수위가 점차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반도체 공급망 자립화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아 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SCMP는 "화웨이의 최신형 스마트폰은 미국의 규제를 무력화하는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다"며 "화웨이는 중국 반도체 산업이 장기적으로 기술 격차 좁히기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