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메모리업체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시장의 불황으로 낸드 사업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양사는 적극적인 감산과 더불어 수율 상승, 신기술 도입 등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고부가 낸드 제품의 제조비용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낸드 시장은 IT 및 거시경제 악화로 가격이 지속 하락해왔다. 일부 제품의 경우 4분기 가격 반등이 예상되나, 상승폭이 크지 않고 D램 대비 수요 부진이 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제조업체들의 적자 기조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최신형 낸드인 V8(236단)의 수율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수율은 웨이퍼 한 장에 설계된 최대 칩(IC)의 개수 대비 실제 생산된 정상 칩의 개수를 백분율로 나타낸 수치로, 생산성과 직결된다. 예를 들어 웨이퍼 상의 100개의 칩이 공정을 거쳐 30개만 양품 판정을 받으면 수율은 30%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V8 낸드 양산을 본격화했다. 양산 초기에는 수율이 좋지 않았으나 점차 수율을 끌어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낸드는 일부 층에서 불량을 일으켜도 무리없이 동작하기 때문에, 작동 성능에 따라 제품을 A~D급 등으로 나눈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V8 낸드 수율은 하이그레이드(A·B급) 기준 올해 상반기 50%를 밑돌다가 현재 60%대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 사안에 밝은 한 관계자는 "제품 테스트를 진행해보면 월 단위로 수율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며 "수율이 정상 궤도에 오르는 것으로 평가받는 80~90%급에는 못 미치지만, 개선 속도는 빠른 분위기"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낸드 수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차세대 낸드의 제조 시간·비용 등을 줄일 수 있는 신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세계 첫 300단 이상 낸드에 해당하는 321단 1Tb(테라비트) TLC 4D 낸드플래시 샘플을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제품의 목표 양산 시점은 2025년 상반기다.
SK하이닉스의 321단 낸드에는 '트리플 스택'이 적용된다. 낸드를 총 3개층으로 나눠 각기 제작한 뒤, 이를 쌓아 321단을 구현한다는 의미다. 트리플 스택을 활용하면 기존에 활용되던 더블 스택(2개층으로 나눠 쌓는 것) 대비 낸드를 더 높게 쌓는 데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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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트리플 스택은 더블 스택 대비 더 많은 공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비용 효율화 측면에서는 불리하다. 삼성전자가 다음 양산할 V9 낸드(286단 추정)까지 더블 스택을 고수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이에 SK하이닉스는 트리플 스택에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3 플러그 통합'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해당 기술은 낸드를 3분할로 제작해 쌓는 과정은 동일하나, 이후에 필요한 코팅·증착·식각 등의 공정을 각 낸드가 아닌 일괄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전체 공정 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SK하이닉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