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그간 내수 위주의 사업을 영위하던 중국 기업들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중국 CATL과 비야디(BYD)는 폭발적 성장세와 더불어 전기완성차, 배터리 두 시장 모두에서 대약진 중이다.
8일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비중국 시장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의 점유율 격차는 0.6%까지 좁혀졌다. 전년 동기 7.9%까지 차이를 벌렸던 것을 상기하면 이례적 현상이다.
성장률은 더욱 매섭다. CATL은 같은 기간 대비 109.3%까지 성장하며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을 맹추격 중이다. 이는 배터리 3사 합산 성장률(103.5%)보다 많은 수치다. BYD는 441.6%까지 고공성장하며 비중국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BYD는 완성차와 배터리 모두를 생산할 수 있다는 이점을 앞세워 전기차 판매량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나타내는 중이다. 같은 기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BYD는 155만4천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2.7% 늘었다.
반면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32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7.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4%p 하락한 4.3%로 5위에서 7위로 떨어졌다. BYD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유안 플러스(Atto3) 모델의 해외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시장 점유율 역시 20%를 돌파했다.
당초 중국 기업들은 자국 정부의 강력한 산업 육성책으로 그야말로 안방호랑이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자국산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정책 등 내수로 세를 키운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라는 리스크에도 CATL이 포드와 기술합작 방식으로 북미 시장에 진출했다는 것을 상기해보면 중국 기업이 더 이상 안방호랑이라고 생각하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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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고가인 삼원계(NCMA,NCM)에서 저가인 리튬인산철(LFP)로 전환하는 추세에서 이는 필연적인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CATL은 창사이래 LFP배터리라는 한 우물만 줄곧 파왔다"면서 "전기차 침투율이 극히 떨어지는 요즘 가격 경쟁력이 높은 LFP배터리로 판도가 뒤집히는 추세"라고 짚었다.
에너지밀도가 낮다는 LFP배터리의 편견도 이제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CATL은 지난달 10분 충전에 최대 400KM를 갈 수 있는 'LFP 4C 배터리 ‘션싱 슈퍼패스트 차징 배터리’를 출시했다. 회사는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가고 내년 상반기부터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