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주, 첨단기술 협력 본격화…넷제로 전환 맞손

방위·핵심광물·수소·식품 등 협력방안 논의

디지털경제입력 :2023/09/08 09:01

한국과 호주의 첨단기술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과 호주는 광물자원 중심의 전통적인 협력관계에서 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 연구 등 탈탄소 사회 전환을 위한 핵심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8일 JW메리어트 호텔에서 호주AKBC(호-한 경제협력위원회)와 '제44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를 공동 개최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에서는 첫 대면회의로 진행된 이번 제44차 회의에는 최정우 한-호 경협위원장(포스코그룹 회장), 존 워커 AKBC 위원장, 로저 쿡 서호주 주(州)총리, 한기호 의원(한‧호주 의원친선협회 회장), 배상근 전경련 전무, 캐서린 레이퍼 주한호주대사 등이 참석했다.

최정우 한-호 경협위원장(포스코그룹 회장, 왼쪽 세번째)이 7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44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환영만찬'에 참석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전경련)

또한 전날 열린 환영만찬에는 이재정 국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크리스 보웬 호주 기후변화에너지 장관이, 8일 합동회의에서는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돈 패럴 호주 통상관광부 장관, 김완중 주호주한국대사 등이 영상을 통해 한-호 산업계 간 협력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에 대한 축하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 자원개발부터 생산까지, 전산업 협력 확대되는 한-호주 관계

최정우 한-호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호주는 신재생에너지 확보를 위한 첨단기술 연구, 국가안보, 먹거리, 친환경 소재 등 우리 일상과 맞닿은 모든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협력을 할 수 있는 국가”라고 강조하며, “실제로 국가 간 협력단계까지 가는 것은 기술격차나 사회문화적 환경 차이로 쉽지 않지만, 한국과 호주는 자원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단계에서 협력이 가능한 사이이다.”라고 언급했다. 

AKBC 존 워커 위원장 역시 “호주의 세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이자, 세 번째로 큰 수출시장인 한국은 자원과 기술이라는 양국 간 상호보완적인 장점을 기반으로 미래 첨단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핵심광물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탈탄소 문제에 함께 직면하면서 전통적 협력관계에서도 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경협위에서는 ‘한-호 협력을 통한 혁신적 미래 탐색’을 주제로 첨단기술 연구개발(R&D) 협력, 핵심광물, 방위‧항공우주, 식품 및 바이오, 청정에너지(수소) 등 5개 분야에 대한 양국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왼쪽부터 토니 키어넌 필버라 미네랄스 회장, 데운스 빅터 GFG얼라이언스 CEO, 배상근 전경련 전무, 캐서린 레이퍼 주한호주대사, 최정우 한-호 경협위원장(포스코그룹 회장), 존 워커 호-한 경협위원장, 로웨나 스미스 ASM 대표, 이세호 롯데상사 상무 (사진=전경련)

세션1 발표를 맡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강진원 박사는 “우리나라 연구개발 협력은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나 2010년경 이후 일본과의 협력 비중은 줄어들고 중국과 호주의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언급하며 “한국과 호주가 연구협력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상호 강점 분야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박용찬 박사는 탈탄소 전환을 위한 핵심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탄소 포집 및 저장(CCS) 분야의 협력사례를 소개하며 “고갈가스전과 대수층 CO2 주입 관련 기술을 개발해 온 지질자원연구원에게 호주와 CO2CRC는 최고의 연구 파트너”라고 언급했다.

이차전지 등 친환경배터리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광물 협력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호주 광물 탐사 기업 Arafura의 개빈 로키어는 호주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놀란스희토류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호주와 한국 기업들이 함께 참여해 현재 중국이 전세계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희토류 자원의 친환경적이고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포스코홀딩스 이경섭 전무는 “친환경 핵심산업인 이차전지의 공급망(supply chain) 구축의 골든타임을 향후 3년으로 보는데, IRA(美인플레감축법)와 CRMA(EU핵심원자재법) 등으로 중국을 제외한 배터리 공급망 구축 협력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한국과 호주가 협력해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방산·식품 등 전통적 산업협력 분야에서도 혁신 이어져

방산과 식품 등 분야에서도 양국 기업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협위 오찬에 참석한 한기호 의원(한·호 의원친선협회장)은 축사를 통해 “국회의원 이전 오랜기간을 군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호주는 한국의 핵심 안보 파트너였으며, 인도태평양 전략과 경제안보 측면에서도 양국 방산협력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호주군이 수주하는 대규모 장갑차 계약에 한국기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어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호주 산업용 CNC 연삭기계 기업 ANCA의 CEO 마틴 리플은 “역내 안정을 위해서 각 분야의 리더급들이 모여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번 제44차 한-호 경협위를 참석하며 이러한 협력의 기회가 앞으로 더욱 많이 생기기를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고기 등 전통적으로 호주가 강점을 지닌 식품산업에서도 양국 협력관계에 새로운 변화가 조성되고 있다는 발언도 이어졌다. 세션 4 발표를 맡은 롯데상사 이세호 상무는 “롯데상사는 메탄가스 절감을 위해 한국의 IT 기술을 접목해 지속가능하고 우수한 축산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