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코프가 테라폼의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폐지한뒤 파장이 커지고 있다. 테라폼 라이선스 복원을 요구하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테라폼 코드의 포크를 만들었다.
오픈TF라 불리는 오픈소스 커뮤니티 그룹은 하시코프에 테라폼의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원상복귀하라는 선언문을 지난 11일 발표했다. 그리고 25일 하시코프의 원상복귀가 없었으므로 테라폼 소스코드를 포크하겠다고 밝혔다.(☞오픈TF 선언문 바로가기)
이 그룹은 "하시코프는 지난 8월10일 사전통지나 커뮤니티 의사소통 기회 제공도 없이 테라폼 라이선스를 모질라퍼블릭라이선스(MPL V2.0)에서 비즈니스소스라이선스(BSL v1.1)로 전환했다"며 "BSL은 오픈소스 라이선스가 아니며, 이런 변화는 지난 9년간 테라폼을 중심으로 구축된 전체 커뮤니티와 생태계를 위협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시코프는 테라폼을 완전한 오픈소스 라이선스로 다시 전환하고 앞으로도 계속 그 방식을 유지할 것을 약속하라"며 "하시코프가 다시 전환하지 않는 경우 기존 MPL 라이선스 테라폼을 포크하고 재단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25일 발표문에선 "오픈TF 선언문 게시 후 100개 이상의 회사, 10개의 프로젝트, 400명의 개인이 테라폼 오픈소스를 유지하기 위해 시간과 자원을 약속했다"며 "선언문의 깃허브 저장소에 이미 4천개 이상의 발표가 있으며, 그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TF의 테라폼 포크 프로젝트는 일주일에서 2주일 내 공개될 예정이다. 현재 저장소 전체 이름 변경 작업과 초기운영위원 선정, 커뮤니티 문서 초기 조정 및 정리, 개발 프로세스 구축 등이 이뤄졌다. 최초 공개되는 버전은 1.6.0 알파로 MPL 라이선스로 배포된다.
이는 지난 10일 하시코프의 갑작스러운 테라폼 라이선스 변경 발표로 촉발됐다.
하시코프는 지난 10일 테라폼을 비롯한 자사 제품의 라이선스를 BSL로 전환했다. 테라폼, 패커, 볼트, 바운더리, 컨설, 노마드, 웨이포인트, 베이그런트 등이 새 라이선스를 적용받는다.
하시코프는 테라폼을 2014년 처음 공개한 이래 MPL로 제공해왔다.
BSL은 마리아DB에서 고안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체계다. 오픈소스는 아니지만 코드를 공개해 특정 조건 하에서 복사, 수정, 재배포, 비상업적 및 상업적 사용을 허용한다. 단, 공개된 소스코드를 제3자에게 호스팅이나 플랫폼 형태로 판매하는 것을 금지한다. 공개 소스코드 생산자의 상업적 권리를 강화한 것이다.
하시코프는 BSL 전환으로 테라폼의 공개된 소스코드를 사용해 자사와 정면으로 경쟁하는 사업자나 개인에게 라이선스 위반을 주장할 수 있게 된다. 단, 라이선스 변경은 소급적용되지 않으며, 기존에 배포된 MPL 기반 코드는 전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테라폼 1.5.5, 패커 1.9.2, 볼트 1.14.1, 바운더리 0.13.1, 컨설 1.16.1, 노마드 1.61., 웨이포인트 0.11.4, 베이그런트2.3.7(MIT) 등이 MPL로 배포된 최신 버전이다.
하시코프는 라이선스 변경 후에도 커뮤니티와 파트너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시코프는 관련 F&Q에서 '하시코프 BSL 라이선스에 따른 경쟁적 제품'을 정의했다. 경쟁적 제품은 유료 지원 계약을 포함해 제3자에게 판매되는 제품으로 하시코프 상용 제품의 기능과 중복되는 경우다. 상용 버전의 테라폼과 경쟁적으로 판매되는 솔루션의 일부로 테라폼을 호스팅하거나 내장하는 것을 포함한다.
아몬 데드가 하시코프 공동창업자 겸 CTO는 "우리의 접근 방식을 통해 클라우드 제공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해 공동 사용자 및 고객은 물론 우리와 긴밀히 협력하는 수백 개의 다른 기술 파트너를 위한 긴밀한 통합을 가능하게 했다"며 "그러나 순수한 OSS 모델을 활용하는 다른 공급업체가 있으며, 커뮤니티는 물질적 기여 없이 자신의 상업적 목표를 위해 OSS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픈TF는 "1인기업부터 포춘500대 기업에 이르기까지 수만개 기업의 인프라 기반이 갑자기 잠재적 법적 위험을 안게 됐다"며 "하시코프팀의 BSL 추가사용권한은 모호하며, 테라폼을 사용하는 모든 회사, 공급업체, 개발자는 자신의 수행작업이 하시코프 제품과 경쟁한다고 해석될 수 있는지 따져봐야한다"고 반박했다.
또 "새 라이선스에 따라 오픈소스 테라폼을 중심으로 구축된 번창하는 생태계는 점점 줄어들고 쇠티할 것"이라며 "기존 테라폼 코드베이스는 오래된 부채로 변하고 독립적 도구는 거의 사라지며 커뮤니티는 분열돼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시코프의 라이선스 변경은 최근 오픈소스 기반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연이어 일어난 결정과 맥락을 같이 한다. 코크로치랩스, 컨플루언트센트리, 카우치베이스, 엘라스틱, 마리아DB, 몽고DB, 레디스랩스 등이 경쟁업체에 장벽을 치는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채택했다.
어떤 목적에서든 외부에 소스코드를 공개하고 지지자와 자원봉사자들의 재능 기여로 소프트웨어를 성장시킨 당사자가 그 코드로 상업적 이익을 취하기 어렵다. 이른바 제3자가 시중의 오픈소스로 이익을 취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익을 얻은 제3자가 그 수익의 일부를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환원하거나, 개선한 소스코드를 커뮤니티에 재기부하는 게 오픈소스 정신이지만 잘 실천되지 않는다. 이를 두고 무임승차 논란이 21세기 들어 거세게 일어났다.
가장 성공적 무임승차의 예가 아마존웹서비스(AWS)다. AWS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클라우드로 서비스해 막대한 수입을 거뒀지만, 해당 오픈소스에 물질적 환원을 하지 않았다.
이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스튜어드십 기업에게 손해다. 많은 인력과 자원을 투입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만들지만, 정작 수입을 남에게 빼앗기는 꼴이기 때문이다. 이에 SSPL, BSL 같은 제3의 라이선스 체계가 설계됐다. 새로 등장한 라이선스 체계는 오픈소스로 인정되지 않으며, 기존 커뮤니티의 거센 반발을 일으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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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입장에선 정식 계약 없는 소스코드의 상업적 사용을 아예 금지하기 때문에 커뮤니티 생태계를 위축시키고 발전을 저해한다고 주장한다. 오픈소스로 개방함으로써 전세계 개발자의 역량을 공짜로 활용해 성공했는데, 이제 와서 커뮤니티를 무임승차자로 비난한다는 것이다.
양측의 입장은 모두 합리적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한편을 들기 어렵다. 이 논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