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끔찍"…'일본 오염수' 걱정한 초등생의 편지

생활입력 :2023/08/24 15:08

온라인이슈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저장 중이던 방사능 오염수를 24일 오후 1시3분쯤부터 방류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한 어린이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오염수 방류에 대한 걱정이 가득 담긴 편지를 보내 화제를 모았다.

23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은 초등학교 3학년 이율하양의 편지를 소개했다. 지난 7일에 쓰인 이 편지는 율하양의 아버지 이씨가 직접 라디오에 사연을 제보하면서 공개됐다.

(유튜브 'MBC 라디오 시사' 채널 갈무리)
(유튜브 'MBC 라디오 시사' 채널 갈무리)

초등학교 1, 3학년 두 아이를 키운다는 이씨는 얼마 전 딸아이와 오염수 방류에 대한 뉴스를 같이 보게 됐다고 했다. 이후 아이는 시시때때로 오염수에 대한 걱정을 하더니 어느 날 아침 "대통령님께 이 편지 좀 전해달라"며 출근하려던 이씨에게 대뜸 편지를 내밀었다고.

이씨는 "편지 내용을 보고 이 편지를 무조건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 편지는 오염수 방류에 대한 아이들의 순수한 시각이 담겼다고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편지에서 율하양은 "윤석열 대통령님께. 안녕하세요. 대통령님. 저는 이율하라고 합니다. 바다에 오염수를 푼다고 하셔서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저는 무엇보다 해물과 시원한 계곡을 좋아합니다. 바다도 정말 좋아하는 아이에요. 그런데 대통령님이 허락을 안 하셨을 줄 알았는데 허락을 하셨더라고요. 저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습니다"라며 실망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인간, 아니 생물체에게는 환경과 생태계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환경이 이렇게 안 좋아졌는데 다음 아이들 세대는 어떡해요?"라며 "전 그 생각에 매일 밤 잠이 별로 오지 않아요. 제가 어른이 되면 고래를 사진으로만 볼지도 몰라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소금입니다. 전 소금이 없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율하양은 "대통령님 제가 만약 미래를 본다면 미래는 정말 끔찍할 것 같아요"라며 "세상이 이렇게 편해진 건 우리가 이렇게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만들었으니 환경도 우리가 책임져야겠죠. 우리가 편하면 뭐해요. 지구가 힘든데. 바다는 전 세계 공공장소잖아요. 공공장소는 함께 쓰는 거 아닌가요? 지구를 건강하고 행복한 지구로 만듭시다. 이건 인간들이 잘못한 거예요"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율하양은 "윤석열 대통령님이 당장 생각을 바꾸셨으면 좋겠어요"라며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환경과 지구를 사랑하는 이율하 올림"이라는 말로 편지를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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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FNN뉴스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오염수는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에서 1㎞ 떨어진 앞바다의 방류구를 통해 방출된다. 앞으로 17일 동안 매일 460톤씩 총 7800톤이, 올해 연말까지는 4번에 걸쳐 총 3만1200톤의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