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보호 힘쓰는 게임업계…엔씨·넥슨 적극 대응

저작권 강화 나선 게임사...이재홍 교수 "표절 법적 가이드라인 있어야"

디지털경제입력 :2023/08/22 11:12

최근 게임업계에 저작권 분쟁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저작권 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두 게임사는 최근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의 저작권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넥슨은 게임 서브브랜드 민트로켓이 제작한 '데이브 더 다이버' 저작권을 침해한 '짝퉁게임'을 상대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블루홀을 탐험하며 해양 생물을 사냥하는 어드벤처 요소와 초밥집을 운영하는 경영 시뮬레이션이 결합된 게임이다.

앱마켓에 데이브더다이버를 검색하면 나오는 결과물은 모두 사칭 앱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글로벌 PC플랫폼 스팀에서 글로벌 판매 1위에 오르고 누적 100만장의 판매고를 돌파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는데, 이러한 인기에 편승하려는 불법 게임들이 최근 기승을 부렸다.

지난달 구글플레이 등 오픈마켓에서는 데이브 더 다이버 짝퉁 게임이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제목 자체를 동일하게 차용하거나 이미지 자체를 무단으로 도용하기도 했다.

이에 넥슨은 데이브 더 다이버 저작권을 불법으로 침해한 사례들을 신고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부 앱들은 오픈마켓에서 삭제되기도 했다.

아이언메이스 '다크앤다커'.

특히 넥슨은 미출시 프로젝트를 유출해 던전크롤러 게임 '다크앤다커'를 개발한 혐의를 받는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강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아이언메이스는 넥슨에서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 P3 데이터 중 외부로 무단 반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크앤다커를 개발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해당 프로젝트에 몸 담고 있던 디렉터 최 모씨가 다크앤다커 개발사인 아이언메이스 설립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넥슨은 P3의 프로젝터 리더였던 최 모씨가 소스코드 등 개발 정보를 무단 유출한 뒤 회사를 나가 다크앤다커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을 바탕으로 이 회사는 2021년 8월 최 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넥슨은 법원에 '다크 앤 다커' 서비스를 막아 달라는 취지의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한 상태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달 19일 가처분 신청 심리를 종결했고, 결과는 한 달 내지 두 달 사이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엔씨소프트 또한 저작권 보호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4월 이 회사는 2021년부터 '게임 화면용 화상'과 '화상디자인이 표시된 디스플레이 패널' 등 수십 개의 게임 UI 디자인에 대한 저작권 출원 및 등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회사가 현재 출원을 진행하고 있거나 등록한 디자인은 총 116건이다. 이 가운데 게임화면이 디자인으로 인정받은 것은 이번에 등록된 13건이 처음이다.

디자인권은 상표권과 같은 산업재산권 영역에 포함된다. 디자인보호법에 따라 권리침해에 대한 금지 또는 예방 청구가 가능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디자인권 침해가 이뤄진 게임에 대해 서비스 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

또한 엔씨소프트는 회사의 대표 IP인 리니지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21년 웹젠의 모바일게임 ‘R2M’이 ‘리니지M’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모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8일 1심에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엔씨는 항소심을 통해 청구 금액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라면, 웹젠은 항소를 통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여부를 다시 다툰다는 입장을 전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이번 리니지M 판결은 기업의 핵심 자산인 IP 및 게임 콘텐츠의 성과물 도용에 대한 불법행위를 법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1심의 청구 금액은 일부 청구 상태로, 항소심(2심)을 통해 청구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반면 웹젠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엔씨소프트가 제기한 2건의 청구 중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대한 청구만을 인용했다"며 "제1심 재판의 주된 쟁점이었던 저작권침해 주장은 기각됐다. 그럼에도 1심 법원은 부정경쟁행위로 인정한다는 판결을 했다. 이에 즉각 항소해 다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 같은 비슷한 분쟁이 잇따른 만큼 별도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각 게임사가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에 나선 상황에 정부에서도 이에 발맞춰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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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해외 게임사들이 국내 게임사의 지식재산권 침해 사례가 꾸준한 가운데, 국내 게임사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도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숭실대 교수)은 "게임업계 분쟁은 산업·국가적 손실과 사회적 비용으로 이어지는 만큼 표절에 대한 법적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는 기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