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차세대 낸드 핵심장비 공급망 바꾼다...혁신 박차

P3 내 TEL 최신 식각장비 도입해 검증…기존 램리서치서 공급망 변경 추진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08/21 14:17    수정: 2023/08/21 17:25

삼성전자가 차세대 낸드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낸드의 핵심장비 공급망을 내년 대대적으로 변경하기 위해 최근 주요 낸드 생산거점에서 장비 가동 테스트를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평택캠퍼스 제3공장(P3) 내 낸드라인에 일본 도쿄일렉트론(TEL)의 최신 장비를 도입하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조감도(사진=삼성전자)

이번에 삼성전자가 들인 TEL의 장비는 반도체 전공정에 쓰이는 식각(Etching) 장비다. 반도체는 웨이퍼 상에 산화막·감광액(포토레지스트) 등 물질을 도포한 뒤, 빛을 쏘아 회로를 새기는 과정을 거친다. 이 때 회로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물질은 제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식각공정이라고 부른다.

식각장비는 제거 대상 물질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이 중 TEL의 최신 식각장비는 옥사이드(Oxide) 식각장비에 해당한다. 현재 삼성전자는 TEL의 신형 식각장비를 P3 낸드라인에 도입해, 양산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가 해당 장비를 양산에 활용할 경우 가장 유력한 적용처는 'P4'로 관측된다. P4는 이르면 2024년 가동될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제조공장이다. P3와 마찬가지로 메모리반도체와 파운드리를 동시에 양산하는 복합 팹으로 조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P4 낸드라인의 경우 차세대 낸드로 꼽히는 V9, V10 등을 주력으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력 낸드 제품은 V7, V8 두 제품이다. 이 중 V8은 지난해 4분기부터 양산이 시작된 삼성전자의 최신 낸드다. V8의 적층 수는 238단으로, V9은 280단대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기존 낸드라인의 식각장비를 대부분 미국 램리서치에서 조달받아 왔다. 램리서치는 TEL과 마찬가지로 매출액 기준 세계 5대 반도체 장비업체에 속하는 대형 기업이다.

신뢰성·수율 안정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반도체 업계는 핵심 공급망 변화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식각장비 공급처를 변경하려는 데 대해, 업계는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TEL의 신형 장비가 지닌 장점이다. 기존 장비가 단일 에너지원을 활용해 식각을 수행하던 것과 달리, TEL의 신형 장비는 두 가지의 에너지원을 혼용해 식각 속도 및 정확도를 높였다.

차세대 낸드 개발에서 램리서치의 장비가 만족스러운 성능을 구현해내지 못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선행 낸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수율 이슈를 겪은 바 있는데, 램리서치의 장비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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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TEL의 최신 장비 테스트를 매우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TEL의 최신 장비와 이를 뒷받침해 줄 부대 설비 등이 P3에 활발히 입고되고 있다"며 "다만 일정 상 PO(구매주문)이 아직 나오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